일본 전 총리, 73년 만에 한국인 원폭 피해 '첫 무릎 사죄'
[앵커]
이처럼 일본정부는 과거에 저지른 전쟁범죄를 인정하거나 사과하는데 매우 인색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례적으로 하토야마 전 총리가 오늘(3일) 경남 합천을 방문해서 70여 년 전 일본 원자폭탄 투하로 피해를 당한 한국인들에게 직접 사과와 위로를 전달했습니다.
차주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지난 1945년 8월, 미국이 일본에 떨어뜨린 원자폭탄.
당시 한국인 원폭 피해자가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강제징용 등 한국인 원폭 피해자 가운데 약 70%가 경남 합천 출신.
그 피해자들이 모여 사는 국내 유일의 복지회관입니다.
여든이 훌쩍 넘은 피해자 30여 명 앞에 백발의 한 일본인이 무릎을 꿇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입니다.
[하토야마 유키오/일본 전 총리 : "안녕하세요."]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고 위로하기 위해 합천을 찾았습니다.
[하토야마 유키오/일본 전 총리 : "(여러분은 일본과 미국의) 이중의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일본 정치인 가운데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만나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한동/한국인 원폭 피해자 : "감개무량하지요. 여기까지 찾아와 줘서 감사하고 반가워요."]
하토야마 전 총리는 희생자 위령각에 헌화 등을 한 뒤 원폭 후유증을 대물림받은 2, 3세 후손들까지 찾아 위로했습니다.
[하토야마 유키오/일본 전 총리 : "(한국 원폭 피해자께) 일본 정부가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한 데에 대해서 사죄의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 10만여 명 가운데 현재 생존자는 2천여 명, 73년째 이어지는 고통 속에서 일본과 미국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차주하기자 (chas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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