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왜 전원책에 '2차 외주' 줬나 "피 안묻히고 있다가.."
외주에 외주 거듭하는 한국당 혁신
김 위원장은 7월 취임 직후부터 비대위 방향을 ‘당 가치 재정립’과 ‘인적 쇄신’ 두 가지에 두었다. 당초 보수의 새로운 가치 정립에 중심을 두던 김병준 비대위의 무게추는 9월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인물 교체 쪽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다. 231명의 당협위원장 전원을 사퇴시켰고, 조강특위도 시운전에 돌입했다.
인적청산의 '본편'은 조강특위로 통해서 완성된다. 당협위원장은 지역구 관리 책임자로 공천 및 당선에 유리하다. 현역 국회의원이 맡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조강특위가 당협위원장 직무 평가를 해 현역에게도 칼을 휘두른다면 한국당은 물갈이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김 위원장이 전 변호사에게 맡기려는 일이다. “전례 없는 권한과 자율성을 보장하려 한다”는 김 위원장 발언에 전 변호사도 “욕을 먹더라도 칼자루가 있으니 할 일은 할 것”이라 답했다.
인심 잃지 않고 물갈이 성공하나
당내 반발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2월 전당대회까지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당 내부에 적을 최소화시키려는 의도라는 거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월 전에 당내 지지를 크게 잃으면 힘들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객관적 시각을 가진 제 3자를 통해 쇄신한다는 메시지를 당 내부에 주고 싶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이제이(以夷制夷)다. 오랑캐의 칼로 오랑캐를 치겠다는 것”이라 말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도 “피를 안 묻히고 우아하게 있다가 나중에 무주공산(無主空山)인 보수의 대권 주자로 발돋움하려는 욕심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당내 문제와 다소 거리를 두면서 현 정부 비판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3일 페이스북에 "교육부 장관 임명에 '야당이 반대한다고 해서 그게 일반 국민의 여론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해야 하나,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사용도 그냥 부적절했다고 하면 된다"며 "이 정부는 어느 곳에서건 물러설 줄을 모른다. '여기서 밀리면 끝까지 밀린다’는 두려움 때문이든, 높은 지지율 등에 취해 부리는 권력적 오만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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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특위 위원 인선은 난항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도 당협위원장 물갈이한다고 하면서 결국 새로운 인물을 한 명도 데리고 오지 못했다”며 “누구를 쫓아내면 누구를 새로 데려오느냐가 중요한데, 김 위원장과 전 변호사에게는 그런 세력이 없다. 성공하기 어려운 시도”라고 평했다.
가상준 교수는 “2020년 총선이 막상 가까워져 오면 차기 지도부에 의해 이번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강특위 구성에 전권을 갖게 된 전 변호사는 나머지 3명의 외부위원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소설가 이문열, 이영애 전 판사 등을 접촉했지만, 본인들이 고사하면서 설득에 실패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인력풀은 사실 꽤 있다. 다만 신선함, 경륜, 전문성 등을 두루 갖추신 분을 모시는 게 어려울 뿐"이라며 "금주 내 마무리하고 조강특위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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