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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중되는 승차난..카풀앱 방치하고 택시요금만 올리나

김현아 입력 2018. 10. 04. 07:36 수정 2018. 10. 0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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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택시 기본요금 내년부터 3천원에서 4천원 인상추진
택시기사 줄고, 출근시간 택시 배차도 부족한데
승차난 해결위한 카풀앱은 방치
황주홍, 이찬열 의원 카풀 전면금지법까지 발의
손놓은 국토부와 과기부..그사이 한국자본, 해외기업으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을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승차난은 심해지는데 국민부담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일 택시운송사업 노사·민간전문가·시민사회·담당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 택시노사민전정 협의체’ 4차 전체회의를 열고 기본요금 인상 등을 논의했다. 서울시는 결정된 바 없다지만, 논의된 방안에 따르면 현재 3000원인 기본요금은 4000원으로 오른다. 자정부터인 심야 할증 시점도 한 시간 앞당겨진 밤 11시부터 적용된다.

최저 임금이 오르고 물가도 올라 택시 기사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볼 수도 있지만, 소비자 편의는 외면하고 차량공유(카풀앱) 같은 혁신서비스는 가로막는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크다. 택시 호출은 늘었는데 택시 기사수는 줄어 출근 시간에는 택시잡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자체와 정부는 출퇴근·심야 시간 택시 승차난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시민이 참여하는 카풀은 방치하고 있다.

◇택시기사 줄고, 출근시간 카카오택시 배차도 부족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자료에따르면 2015년 택시 기사수는 28만254명이었다가 2017년 27만3179명으로 줄었다.

카카오모빌리티에따르면 2017년 12월 20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동안 카카오T 택시 호출은 약 23만 건에 달한 반면, 당시 배차 가능한 택시(운행 중 택시 제외)는 약 2만6000대 수준이었다. 승객이 호출해도 80% 이상은 공급할 수 없었다.

카풀 핵심 수요층인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카풀 합법화에 찬성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한국 직장인 5685명을 대상으로 9월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실시한 설문결과다.
◇카풀전면금지법 낸 국회, 손놓은 국토부

우리나라는 출퇴근 시간에 자가용으로 유상 운송하는 것만 허용하고(‘여객운수사업법’ 81조) 출퇴근 시간선택제나 즉시배차서비스 같은 다양한 차량공유는 불법이다. 국내기업들은 그랩, 디디추싱 같은 글로벌 기업과 같은 서비스는 시도조차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과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아예 카풀을 전면 규제하자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황주홍 법안은 ‘카풀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이고, 이찬열 법안은 카풀 허용 ‘출퇴근시간’ 규정을 오전 7~9시, 오후 6~8시로 명시하고 이 시간에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운행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승차난을 겪는 소비자를 위한 대책 마련에는 무심하고 자율근무제 같은 근무형태 변화와도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왼쪽부터 황주홍 의원(민주평화당)과 이찬열 의원(바른미래당)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역시 택시 업계 눈치만 보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8월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규제 혁신 의지에 따라 ‘규제혁신 없이는 미래도 없다’며 개인정보보호 규제혁신, 원격의료 허용, 차량공유 허용, 도심내국인 숙박공유 등 그동안 이익단체나 시민단체 반대로 추진되지 못했던 규제 완화대상을 선정했다.

하지만 차량공유 문제는 택시 단체가 협의 거부, 시위 등을 준비하며 거세게 반발하면서 국토부가 손을 놓고 있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역시 4차례에 걸쳐 규제-제도 혁신을 위한 해커톤(끝장토론)을 마련했으나 최근 준비된 9월 해커톤 역시 택시 업계 불참 선언으로 무산됐다.

특히 국토부는 “국회에서 법안 논의까지는 카풀 대책을 발표하지 않을것”이라고 말하는 등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무책한 태도는 스타트업 육성과 디지털 경제 선도부처를 자임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마찬가지다.

이데일리가 지난 8월 국내 주요 15개 ICT협단체에 규제개혁을 위한 의견을 물어본 결과, 한국 스타트업의 성장을 막는 주요 요소로 규제와 기존 이익단체들의 반발이 꼽혔다.풀러스(카풀앱) 사태와 관련, 66.7%가 택시 업계 등 이익 단체의 책임이 크다고 봤다. 그다음으로 국토교통부·과기정통부 등 정부 부처(20%)와 서울시(6.7%)가 줄을 이었다.
◇한국 기업돈 투자받는 해외 기업들..국내는 고사직전

그사이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금은 해외로 넘어가고 있다. 딜로이트 컨설팅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국내 기업이 해외 카셰어링 업체에 투자한 금액은 6000억원을 넘었다.

SK는 810억원을 동남아 차량공유업체 그랩에 투자했고, 현대차도 270억원을 그랩에 투자했다. 미래에셋&네이버는 1686억원을 그랩에 미래에셋대우는 2800억원을 중국 디디추싱에 투자했다.

국내와 달리 해외는 모빌리티 시장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디추싱은 이용자수가 4억5000만 명, 기업가치는 560억달러 (약 63조1600억원,비즈니스 인사이더 기준)이고 그랩 기업가치는 60억달러(약6조 8000억원), 우버는 시가총액이 700억달러(약 74조 8500억원)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Innovfest Unbound 2018에서 ‘그랩 벤처스’의 출범을 발표하고 있는 앤서니 탄(Anthony Tan) 그랩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다. 그랩은 이미 차량호출을 넘어 그랩페이(GrabPay)와 그랩리워드(GrabRewards) 등 차량에서 출발한 모빌리티 서비스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서비스가 시장에서 퇴출당하거나 구조조정 중이다. 카풀 1위 업체 풀러스는 규제로 손실만 117억 기록하며 직원 70%를해고했고, 3위였던 티티카카는 서비스 출시 5개월만에 사업을 접었다. 현대차에서 한때 투자받았던 럭시는 독자 생존을 포기하고 지난해 11월 카카오모빌리티에 인수됐지만 여전히 어렵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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