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이 들려요"..마약성 식욕억제제 무분별 처방
[앵커]
요즘 일부 병원에서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며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마약성분이 들어있는 식욕억제제를 처방해 주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약은 오래 복용하면 환청에다 정신질환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조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비만 클리닉을 찾아가 상담을 받았습니다.
살을 빼고 싶다고 하자 식욕억제제 넉 달 치를 처방해줍니다.
["(외국에) 나갔다 와야 하는데... (그래요? 그럼 많이 필요하겠네. 그러면은 16주 처방을 좀 해줄게요.)"]
인근 산부인과에서도 식욕억제제를 처방해줍니다.
["원하시는 대로 드릴게요. (두 달 치를...) 두 달로?"]
두 곳 모두, 마약 성분이 든 식욕억제제를 부작용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여러 달 치씩 처방해준 겁니다.
마약성 식욕억제제는 의존성과 내성이 있는 향정신성 의약품, 처음엔 4주를 넘게 먹지 말아야 합니다.
[이해국/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마약 성분과 거의 유사한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는 약이기 때문에 일종의 각성제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겁니다."]
병원 권유로 마약성 식욕억제제를 복용했던 이 여성은 요즘 환청에 시달립니다.
처음엔 살이 좀 빠지는가 싶더니 복용한 지 여덟 달이 지나면서 몸에 이상이 생겨 하던 일도 그만둬야 했습니다.
[식욕억제제 부작용 환자/음성변조 : "일상생활이 제대로 안 되니까 일도 하다가 갑자기 (환청이) 들릴 때가 있거든요. 일상생활이 안 되니까 너무 힘들어요."]
부작용이 잇따르는데도 병원이 처방하는 양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만 2억 5천 개, 890만 명분에 이릅니다.
[윤종필/국회 보건복지위원 : "식욕억제제를 너무 쉽게 처방받는 이 부분은 좀 없애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자격제한 하거나 오남용 위험은 반드시 설명해 줘야 합니다."]
현행법상 마약류 불법 유통은 처벌 대상이지만, 병원을 통한 오남용은 감독조차 안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조혜진기자 (jin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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