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정의연 이사장 "김복동 할머니 노벨평화상 추천했지만..일본의 벽 끔찍했다"

김지혜 기자 2018. 10. 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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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지난달 3일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던 중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오른쪽 위)와 이야기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윤미향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노벨평화상에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김복동 할머니(92)를 추천한 사실을 뒤늦게 밝혔다. 윤 이사장은 김 할머니의 수상이 좌절된 이유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벽이 참 끔찍하다”고 설명했다.

윤 이사장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러 해 동안 나비운동의 최선두에 서서 활동하고 계시는 김복동 할머니를 노벨평화상에 추천한 사실을 이제야 공개한다”고 밝혔다. 나비운동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한 전시 성폭력 피해자 연대활동을 의미한다.

윤 이사장은 “전시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 운동에 세계에서 가장 큰 공헌을 한 분들은 누가 뭐라해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라면서 “그들이 세계에 전시 성폭력을 인권 문제로, 평화 문제로 인식하게 하고 유엔 등 국제기준으로 전시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 회복 기준을 만드는 등 현격한 공을 만들었다”고 평했다. 윤 이사장은 이러한 이유로 “유럽연합 의원과 일본 여성학자, 한국 국회의장 등이 김 할머니를 노벨평화상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2018년 노벨평화상은 전시 성폭력 피해자인 이라크 야지디족 인권 운동가 나디아 무라드(25)와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데 평생을 바친 콩고민주공화국 의사 드니 쿠퀘게(63)에게 돌아갔다. 지난 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성폭력이 전쟁과 무력분쟁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끝내기 위해 노력한 공로가 인정된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윤 이사장은 “무퀘게, 야지디족 생존자, 김복동 이렇게 셋이 수상자가 됐다면 그 의미가, 세계여성인권운동사에 주는 힘이 엄청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이사장은 김 할머니의 수상이 좌절된 이유를 ‘일본의 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들은 결국 콩고와 이라크는 선택했지만 일본은 숨겼다”면서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벽이 참 끔찍하다”고 했다. 일본군·미군·베트남 주둔 한국군의 ‘위안부’ 문제 등을 연구해온 이나영 중앙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저도 이제서야 말한다. 전시 성폭력 문제를 선제적으로 전세계에 의제화하고, 무퀘게 재단과 IS피해자 지원과 초청도 우리가 적극적으로 해왔는데 한국만 빠졌다”면서 “정치적 판단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정말 아쉽다”고 밝혔다.

윤 이사장은 “다이너마이트 무기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노벨상을 주고있어서 그 의미가 우리 할머니들의 숭고한 활동과 결이 다르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노벨상이 세계에, 특히 평화영역에 주는 의미가 크기에…. 그래서 노벨평화상 위원회가 썩 이뻐 보이지가 않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앞서 김 할머니는 “미래세대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온 피해자들의 삶을 기억하고,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싶다”며 기금을 내 ‘김복동평화상’을 만들고 지난 8월 제1회 수상자로 우간다의 아칸 실바아씨를 선정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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