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t급 잠수함 독자설계..한국, 5번째 잠수함 수출국 등극

2018. 10. 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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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잠수함 印尼에 첫 수출…5대 수출국
길이 83.3m·수중 최대속력 20노트
SLBM 발사가능…적 심장 정밀 타격
디젤 넘어 ‘핵 추진 잠함’ 보유 기대

“우리 힘으로 독자 설계, 제조한 3000t급 잠수함 보유의 의미는 우리가 독자 설계 및 건조한 잠수함을 가진 세계 10여개 군사강국 중 한 나라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우리도 전쟁의 승패를 뒤집을 수 있는 사실상의 전략무기를 운용하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달 거제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특수함사업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 군 당국과 조선소 관계자는 담담한 목소리로 세계적 군사강국에 견줄 수 있는 최첨단 국산 잠수함의 탄생 사실을 알렸다. 아울러 인도네시아에 잠수함을 수출하는 등 우리나라는 이미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에 이어 세계 5번째 잠수함을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서구에 비해 잠수함 역사가 100년 뒤진 한국이 초고속으로 선진국을 따라잡은 셈이다.

지난달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수식을 가진 3000t급 차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KSS-III)은 우리 군과 산업계, 학계 등에서 그야말로 대한민국 국력을 총집결해 만든 대작이다.

역대 그 어떤 잠수함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잠수함으로, 규모는 국내 최대, 속도는 국내 최대 속력, 잠항 능력은 국내 최장인 ‘괴물급’ 잠수함이다.

우리 해군 잠수함은 KSS-I(209급, 배수량 1200t) 9척, KSS-II(214급, 1800t) 9척 등 총 18척이다. 2대는 시운전중이라 엄밀히 말해 실전에 투입된 잠수함은 16척이다.

KSS-I은 장보고함(1993년 취역), 이천함(1994년), 박위함(1995년), 이종무함(1996년), 정운함(1997년), 이순신함(2000년), 나대용함(2000년), 이억기함(2001년) 등 9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9척이 취역했다.

KSS-I의 차세대 버전인 KSS-II는 손원일함(2007년), 정지함(2009년), 안중근함(2010년), 김좌진함(2013년), 윤봉길함(2014년), 류관순함(2015년), 홍범도함(2016년) 등 7척이 실전에 투입됐다. 이범석함과 신돌석함은 시운전 중이다.

KSS-I과 KSS-II는 모두 독일의 하데베(HDW)사의 기술 지원을 받아 개발했다. KSS-I의 1번함인 장보고함은 독일에서 건조돼 한국으로 옮겨졌고 KSS-I 2번함부터 9번함까지는 독일에서 부품을 받아 국내 대우중공업이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조됐다. KSS-II의 경우 4번함(김좌진함)과 6번함(류관순함), 8번함(이범석함)은 대우조선해양에서, 나머지 1~3, 5, 7, 9번함 등 6척은 현대중공업이 건조했다.

독일 기술을 빌려 조립 건조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잠수함 기술이 괄목할 수준으로 발전했다. KSS-I의 국산화율이 33.7%, KSS-II가 38.6%였다면 KSS-III에 와서 76.2%로 2배 가량 높아졌다.

KSS-I의 제원은 길이 56.4m, 폭 7.6m, 최대 수중속력 20노트(시속 약 37㎞), 디젤 및 납축전지 추진, 승조원 40명 등이다.

KSS-II의 제원은 길이 65.3m, 폭 6.3m, 최대 수중속력 20노트, 디젤 및 납축전지와 공기불요체계(AIP:Air Independent Propulsion) 추진, 승조원 40명 등이다

I과 II는 크기와 추진체계에서 큰 변화를 보인다.

수중에서 잠수함은 기본적으로 전기의 힘으로 움직인다. 디젤 등 화석연료를 쓰려면 공기가 있어야 하는데 수중에는 공기가 없기 때문이다. KSS-I은 납축전지를 사용해 기동하고, 전기가 떨어지면 물 위로 부상해 디젤 엔진을 돌려 납축전지를 충전한 뒤 다시 잠항한다. KSS-II에는 기존 추진방식에 AIP가 더해져 충전 없이 2~3주를 더 머물 수 있다.

KSS-III의 제원은 길이 83.3m, 폭 9.6m, 최대 수중속력 20노트(시속 약 37㎞) 이상, 디젤 및 납축전지와 AIP 추진, 승조원 50명 등이다. II와 비교해 크기가 커졌을 뿐 추진 방식은 사실상 같다.군은 KSS-III을 총 3가지 수준으로 나눠 개발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1번함과 3번함까지를 1번 배치(Batch-I), 4~6번함을 2번 배치, 7~9번함을 3번 배치로 개발한다. 1번 배치는 납축전지 방식이지만 2번 배치에서는 리튬전지 방식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KSS-III은 I이나 II에는 없는 6개의 수직발사관을 갖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하게 했다. SLBM 발사 기능은 이 잠수함을 전략 잠수함이라 부르는 이유다. 이 기능이 있으면 적이 어디에 있든 적 핵심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게 된다. 우리 해군의 숙원은 디젤 추진 잠수함이 아닌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는 것이다. 핵추진 잠수함은 보급품 및 연료를 재보급받을 필요 없이 최대 수중속력 20~25노트(시속 약 37~47㎞)로 지구 한 바퀴를 도는데 40여일이 걸린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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