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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어찌할 것인가? / 이정윤

입력 2018.10.08. 18:06 수정 2018.10.08. 19:16

[한겨레]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된 100만톤에 가까운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배출하는 결정을 위해 8월30일 후쿠시마현에서 공청회를 열었다. 일본 정부는 이미 여러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오염수를 배출했고, 정화가 안 되는 12.32년의 반감기를 가진 삼중수소가 포함돼 있어 대규모 배출 시 생태계 위협이 우려된다.

도쿄전력은 최근 정화되었다는 오염수의 80%가 넘는 75만톤에서 배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것을 자체 조사로 확인하였다.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그 심각성에 세계시민사회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조속한 과학적 실태조사와 함께 국제사회의 투명한 감시가 절실하다.

일본 정부 공청회도 문제다. 약 100명이 참석했다는 공청회는 오염수 배출지역만 상대로 하고 광범위한 태평양연안국 오염 피해 지역은 간과하고 있다. 배출 자체는 일본 지역이지만, 그 피해가 지구적이라는 점에서 불합리하다. 이처럼 지구적 생태계를 위협하는 오염수 배출에 당사국 주권을 존중하여 주변국은 보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 국제사회의 강력한 문제 제기가 요구된다. 지난 2일 이낙연 총리의 우려 표명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 비확산 사찰을 위해 출범했지만 안전기능도 수행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태평양 오염 조사, 각국 규제기능을 검토하는 통합규제검토서비스(IRRS)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2014년 12월에 통합규제검토서비스를 시행하였다. 당시 보고서를 접한 필자는 원자력진흥위원장 산하에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독립성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로 질의하였다. 3개월 뒤 돌아온 답장은 규제검토서비스는 안전책임을 충족하는 기술지원을 위한 것이지, 안전에 관해 무엇을 하라는 권한은 없다는 것이었다. 즉 해당국 주권 침해를 우려하여 권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통합규제검토서비스로 제시된 권고사항을 우리나라가 얼마나 잘 따랐는지도 의문이다. 그중 하나는 ‘시민과 작업자에게 현재 발생되는 라돈 피폭을 적절히 방호하는 이행조치계획을 규제기관이 개발할 것’인데 당시 권고만 잘 따랐더라도 라돈침대 문제는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기준과 권고사항에도 불구하고 각국 안전수준은 이처럼 이행의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강제권이 포함된 국제사회의 보다 세밀한 감시가 필요하다. 핵심은 국제적인 감시행위가 해당국 주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다. 후쿠시마와 체르노빌에서 목격했듯이 원전 사고는 국제문제이므로 원전 운영국 주권에 안전을 온전히 맡겨놓을 수만 없다는 국제사회의 인식 전환은 이제 불가피한 시대적 요구다.

중국 동해안에 2050년까지 원전 100기가 배치될 예정이라는 소식에 ‘일본도 사고 났는데, 연일 안전문제가 발목 잡는 한국과 폐쇄성이 강한 중국은 과연 안전한가’라는 질문을 자주 접한다. 또한 라돈침대처럼 방치되어온 생활방사선 문제, 북한의 핵실험 이후 환경 방사선 문제, 일본의 방사능 오염지도는 얼마나 정확한지, 사용후 핵연료와 폐기물은 제대로 관리되는지 등등 우리는 어느덧 생활 속에 파고든 방사능 걱정의 시대를 살고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경험한 유럽은 국가 간 규제기술협력, 투명성 강화를 위해 유럽규제자그룹(ENSREG)을 운영하고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되고 폐쇄적인 원전이 가장 활발한 동북아 지역은 제대로 된 국제기구도 없다. 따라서 국제전문가들이 모여 원전 운영국의 환경과 안전을 객관적으로 상호 보완 감시하여 투명성과 안전을 고도화하는 국제핵안전기구 설치를 제안한다. 이를 위해 생태환경과 생명윤리를 중시하는 종교단체, 비정부기구(NGO)를 중심으로 각국 정부의 참여를 촉구하는 국제 민관합동 워킹그룹의 출범이 필요하다. 산적한 과제 중 가장 시급한 일은 당연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과 생태계 감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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