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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무현 시민상주단' 와해하고 포상 잔치한 경찰

입력 2018.10.09. 05:06 수정 2018.10.09.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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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덕수궁 대한문 앞 시민상주단 와해 작업에 나선 것 등을 공적 삼아 내부 포상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8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2016~2017년 경찰 포상 공적조서를 보면, 서울 일선서의 ㅇ경감은 2016년 '다수 집회·시위를 효율적으로 관리'했다는 이유로 근정포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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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상 공적조사에서 드러나
"서거 당시 조의금 횡령 첩보로
대한문 시민상주단 막는 데 기여"
"2011년 2주기 추모행사 직전
비석 반입 계획 알아내 차단"

[한겨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튿날인 2009년 5월24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시민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덕수궁 돌담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경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덕수궁 대한문 앞 시민상주단 와해 작업에 나선 것 등을 공적 삼아 내부 포상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8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2016~2017년 경찰 포상 공적조서를 보면, 서울 일선서의 ㅇ경감은 2016년 ‘다수 집회·시위를 효율적으로 관리’했다는 이유로 근정포장을 받았다. ㅇ경감의 공적조서에 기록된 구체적인 공적 사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의 집회·시위 억압사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 ㅇ경감은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시민단체가) 서거 및 추모행사 빙자 가투(거리투쟁)를 하며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시민분향소 설치 후 천막농성을 진행하려는 것을 자제하도록 설득하고 조의금 횡령 등 첩보 보고 등으로 시민상주단 와해에 기여”했고 “2011년 5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시민상주단이 2주기 추모행사 과정에 비석을 몰래 반입해 세우려는 첩보를 사전에 입수해 차단하고 다시 회수하도록 조치”했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분향소가 하루에 두 차례 기습철거를 당했다. 서울 중구청 직원들이 2009년 6월24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시민분향소를 강제철거하는 동안 경찰이 분향소를 지키던 시민들을 에워싸고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새벽 국민행동본부와 고엽제전우회 회원들도 시민분향소에 난입해 천막과 집기를 부수었다. <한겨레> 자료사진

또 경찰은 ㅇ경감의 공적조서에서 ‘△2011년 용산사태 주동자 3명의 명동성당 장례식 은신 관련 담당자로 활동 △급진좌파 향린교회 장기농성 △외환은행-하나은행 합병 시 집회·시위 전담’을 포상 근거로 꼽았다. ㅇ경감은 “집시법 8조에 의거해 사쪽이나 집회 장소 인근 주민들도 집회 신고를 통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아이엠에프(IMF) 사태 때 최초로 ‘장소 선점 집회’ 신고 계기를 마련한 점”도 공적으로 인정받았다. 노동조합 등의 집회 신고에 앞서 사쪽이 집회 장소를 신고해 ‘유령집회’를 열 근거를 마련했다는 취지다.

또다른 포상 대상자들의 공적조서에서도 ‘노동조합’, ‘진보정당’ 등 보수정권에서 경찰이 ‘특별관리’한 대상이 분명히 드러난다. 경찰청의 한 간부는 2016년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는데 ‘한진중 희망버스, 유성기업 노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등을 ‘문제성 노조'로 규정하고 이들의 불법시위를 엄정하게 관리하고 사태 확산 차단에 주력한 점을 인정받았다. 또 경찰은 그의 공적조서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노동계의 대정부 투쟁 참가 제어 및 소위 만민공동회 집회 등 정권퇴진 요구 시위를 적극 차단해 정부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홍 의원에게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이처럼 ‘진영 논리’에 치우친 집회·시위 관리를 ‘공적’으로 내세운 사실은 모두 삭제한 채 제출했다. 홍 의원 쪽은 원본 자료 열람을 통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 홍 의원은 “헌법이 보장한 집회의 자유가 보수정부에서 ‘정권이 원하는 집회’에 대한 자유로 변질됐다. 경찰의 역할은 집회를 옥죄는 것이 아니라, 시위자와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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