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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드루킹 특검 수사팀장 '방석호 호화출장'엔 묻지마 면죄부

강진구 탐사전문기자 입력 2018.10.09. 13:59

[경향신문]

방석호 전 아리랑TV 사장(현 홍익대 교수)

‘드루킹’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던 방봉혁 서울고검 검사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간여로 검찰이 불기소 결정한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방석호 전 아리랑TV사장에 대해 ‘묻지마 면죄부’ 결정을 내렸다.

2016년2월 ‘황제출장’으로 사퇴한 방 전 사장의 법인카드 비리는 우 수석 시절 불기소결정이 내려졌다가 정권교체후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으나 지난3월 검찰이 다시 불기소결정을 내려 논란이 된 바 있다.

9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방 검사는 가족동반 호화출장 의혹으로 물러난 방 전 사장의 업무상횡령혐의에 대한 불기소 처분에 대해 원 처분 검사의 불기소 결정에 잘못을 찾을 수 없다며 지난달17일 항고를 기각했다.

하지만 방 검사는 불기소 결정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을 하면서도 방 전 사장의 업무상횡령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항고과정에서 제출된 추가증거들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다.

방 전 사장은 그동안 경찰과 검찰조사에서 2015년 5월 뉴욕출장중 4인실 호텔은 혼자 사용했고 가족들은 뉴욕시내 딸의 약혼자 숙소에서 머물렀다고 주장했다. 또 방 전 사장은 수사과정에서 가족들이 예매만 하고 실제 사용하지 않은 항공권을 제출한 것은 가족동반 출장 사실을 숨기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 단순 실수라 고 주장했다. 가족들이 뉴욕출장중 자신과 함께 머문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예매만 한 항공권을 실제 사용한 것으로 착각하고 잘못 제출했다는 것이다.

방석호 전 아리랑TV사장의 아들이 법원에 제출한 신용카드 사용내역. 방 전 사장이 뉴욕출장이던 2015년 5월6일 그의 아들이 뉴욕 스타벅스 #08615점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6.97달러를 결제한 사실이 기재돼 있다.
방석호 사장이 2015년5월 뉴욕출장중 머물던 센트럴 호텔과 그 호텔 내부에 위치한 스타벅스. 방 전 사장 아들이 이 스타벅스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방 전 사장은 가족들은 다른 숙소에서 머물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방 전 사장이 검찰의 불기소결정을 비판한 경향신문 기자를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후 사실조회 과정에서 방 전 사장 진술에 반하는 다수의 증거가 드러났다.

먼저방 전 사장이 2015년5월 뉴욕출장중 머물던 센트럴파크 호텔내 스타벅스 커피셥에서 방 전 사장의 아들이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방 전 사장이 뉴욕에 도착한 후 가족들과 함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아들 신용카드로 아메리카 에어라인 비행기표를 구매한 사실도 밝혀졌다.

뉴욕출장중 가족들은 약혼자 숙소에서 잠을 잤고 따로 움직였기 때문에 같은 기간 뉴욕에 머문지 몰랐다는 방 전 사장 진술이 사실상 거짓말로 드러난 셈이다.

2015년9월 박근혜 전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 생중계를 위해 출장을 갔을 당시 휴일 우드베리 쇼핑몰 등을 돌아다니며 사용한 법인카드 지출내역과 관련해서도 방 전 사장 진술에 중대한 허점이 발견됐다.

방 전 사장은 뉴욕시내 한인식당에서 3~4인분의 부대찌게를 법인카드로 결제한 내역에 대해 경찰조사에서는 “렌터카 운전기사와 함께 먹었다”고 주장했다가 검찰조사에서는 “혼자 먹었다”고 말을 바꿨다.

이처럼 방 전 사장의 진술에 숱한 허점이 발견됐음에도 방 검사는 “(불기소결정을 내린 검사의)사건기록을 세밀히 살펴본 결과 항고는 이유 없다”고 했다.방 검사가 밝힌 항고 기각 사유는 이 딱 한 줄이 유일했다. 검찰의 2차례 불기소 결정 모두 중대한 허점이 드러났음에도 방 검사는 아무런 추가조사나 추가로 제출된 증거에 구체적인 판단도 없이 방 전 사장에 면죄부를 부여한 것이다.

특히 지난4월 항고가 제기된 후 5개월 가까이 결정이 미뤄지다 방 전 사장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선고를 한달 정도 앞두고 갑자기 방 검사에 재배당된 뒤 불과 10여일만에 항고기각된 것도 의문이다.

항고기각 시점도 2016년8월 검찰의 최초 불기소결정과정에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이 간여하고 검찰수뇌부가 불기소 결정을 비판한 기자를 고소하도록 부추긴 정황이 담긴 증거자료가 서울고검에 제출된 직후였다.

방석호 전 아리랑TV 사장이 지난해초 경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제출한 의견서. 방 사장은 이 의견서에서 2016년 가족동반 호화출장 의혹이 불거진후 우병우 민정수석이 문체부 감사및 검찰조사에 간여했고 검찰 수뇌부가 불기소 결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를 고소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사실조회 기록에 따르면 방 전 사장은 지난해 초 경찰조사과정에서 가족동반출장 의혹이 불거진 후 청와대 지시로 감사가 시작돼 검찰이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방 전 사장은 “경향신문에서 2016년 2월1일 가족동반 출장 의혹을 보도한 후 청와대 민정수석이 당시 문체부 차관에게 경위를 듣고자 전화가 와서 다음날 퇴임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방 전 사장은 이어 “며칠 뒤 청와대 지시로 문체부, 방통위, 금감원, 국세청 4개 부처에서 감사가 시작됐고 국정원이 2월말 청와대에 업무상 횡령이 드러난 것이 없다고 보고했다”며“감사원은 감사원대로 4월 총선

을 앞두고 공공기강을 확립한다고 별도의 조사를 3월중 벌였다”고 했다.

하지만 방 전 사장에 대한 정부부처 합동 감사결과는 총선이 끝난 후인 2016년5월 발표됐고 같은 해 8월 서울중앙지검은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방 전 사장의 주장대로라면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이 방 전 사장의 가족동반 출장의혹이 총선에 미칠 영향을 의식해 정부부처와 국정원, 감사원을 조율해가며 사건처리 과정 전반에 개입한 셈이다.

방 전 사장은 “경향신문 기자는 무혐의 결정 후에도 경찰에 나를 고발함으로써 민정수석실 지시 수사사건이었기에 검찰총장, 법무부장관에까지 보고하고 무혐의 처분을 내릴 정도로 꼼꼼하게 수사를 했던 서울중앙지검 수뇌부를 황당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방 전 사장은 또 “2016년10월 국감때 업무상 횡령과는 상관없는 (경향신문의)항공편 티켓 보도건으로 야당의원의 비판을 받자 화가 난 서울중앙지검 수뇌부는 경향신문 기자를 형사고소 해달라는 부탁까지 했다”며“(그후) 최소한의 응징을 하고자 손해배상 소송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뇌부가 민정수석 지시로 수사를 진행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으나 이후 경향신문이 계속해서 수사의 허점을 지적하자 기자를 고소해달라고 부탁까지 했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이같은 방 전 사장의 주장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불기소결정을 지휘했던 노승권 현 사법연수원 부원장에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노 부원장은 이에 대해 “방 전 사장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인데 (고소해달라고)부탁을 하다니요. 너무 황당한 내용이라 대꾸의 가치를 못 느끼겠습니다”고 답을 보내왔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면 그렇게 황당한 주장을 하는 사람의 진술만 믿고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못했다.

강진구 탐사전문기자 kangj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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