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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간첩조작 훈장' 11명, 자녀 공무원 특채 등 혜택 '버젓이'

입력 2018.10.09. 18:06 수정 2018.10.1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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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동백림 사건' 등 간첩단 사건을 조작한 공으로 '보국훈장'을 받은 이들의 서훈이 아직 취소되지 않아, 자녀 취업지원 등의 여러 혜택을 받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1969년 9월 고문 등으로 조작한 '임종영 간첩사건' 또한 2014년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됐으나, 그를 간첩으로 몰아간 중앙정보부 허아무개 정보부이사관 등 4명은 보국훈장을 유지하고 있다.

■ 서훈 취소는 감감부실한 관리 도마에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보면, 보국훈장을 받은 이는 교육지원 등 여러 혜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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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림 사건'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 가담자들
간첩단 조작으로 받은 보국훈장 서훈 유지 중
자녀 교육비·취업지원 혜택 등 그대로 받아와
행안부 "서훈 취소 관리 제대로 못해"

[한겨레] 1960년대 ‘동백림 사건’ 등 간첩단 사건을 조작한 공으로 ‘보국훈장’을 받은 이들의 서훈이 아직 취소되지 않아, 자녀 취업지원 등의 여러 혜택을 받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행정안전부가 서훈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이들을 걸러내는 데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서훈을 부실관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간첩 조작했다고 훈장 받아 <한겨레>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국가기록원의 과거 국무회의록을 보면, 1960~70년대 간첩 조작의 공을 인정을 받아 보국훈장을 받은 11명의 명단이 확인된다. 보국훈장은 ‘국가안전보장에 뚜렷한 공을 세운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으로 규정되어 있다.

보국훈장을 받은 11명에는 1967년 7월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동백림 사건’을 조작한 이아무개 육군 소장 등 5명이 들어 있다. 중앙정보부는 당시 ‘동백림’(동베를린)을 거점으로 작곡가 윤이상과 이응로 화백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교민 등 194명이 동베를린의 북한대사관을 오가고 일부는 국내에 잠입해 간첩활동을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발표 다음달 국무회의에서 이 소장 등이 ‘국가안전보장에 기여한 공이 크다’며 보국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약 40년 뒤인 2006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동백림 사건에 대해, 박정희 정권이 당시 6·8 국회의원 부정선거 규탄시위 등 저항을 누르기 위해 실체를 왜곡하고 과장한 사건이라는 결론을 냈다. 하지만 이 소장 등 ‘가담자’들의 서훈은 취소되지 않았다.

1967년 11월 서울형사지방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동백림 사건’ 공판에서 윤이상(서 있는 사람)이 증언을 하는 모습. 윤이상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2심과 3심을 거치며 10년형으로 감형됐다. <한겨레> 자료사진

1979년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을 조작한 이들의 서훈도 유지되고 있다. 북한을 찬양·고무하고 동해안 경비 상황과 군사기밀을 탐지했다는 이유로 일가족 12명이 줄줄이 기소됐고, 이 중 2명은 1983년 사형이 집행됐다. 대법원은 2016년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했다. 그런데도 삼척경찰서 이아무개 총경 등 2명의 보국훈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1969년 9월 고문 등으로 조작한 ‘임종영 간첩사건’ 또한 2014년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됐으나, 그를 간첩으로 몰아간 중앙정보부 허아무개 정보부이사관 등 4명은 보국훈장을 유지하고 있다.

■ 서훈 취소는 감감…부실한 관리 도마에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보면, 보국훈장을 받은 이는 교육지원 등 여러 혜택을 받는다. 기준소득 이하인 경우 본인 및 자녀의 교육비를 지원받고, 취업과 관련해서 보훈 특별고용 및 일반직 공무원 특별채용 대상이 된다. 채용시험 때는 가산점 등도 부여된다. 본인 및 가족의 보훈병원 진료비도 60% 감면된다. 다만, 상훈법(8조)에 따라 서훈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서훈이 취소되고 혜택 또한 사라진다.

그러나 서훈취소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걸러내는 시스템은 부실하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해서 “언론 보도가 나거나 과거사위원회를 통해 통보받으면 이후에 확인을 한다. (행안부는) 서훈을 주는 게 주 업무라 서훈 취소 관리를 제대로 안 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서훈이 취소되더라도 금전 등 환수 관련 규정도 마땅치 않다. 국가보훈처 내부 지침으로 서훈이 취소된 자에 대해 최근 5년 이내 지원받은 금전에 대해 환수 조치, 취업지원 내역에 대해서는 취업 대상자가 더는 보훈 관리 대상이 아니라는 점만 안내하고 있다. 홍익표 의원은 “국가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수여했던 서훈은 취소돼야 마땅하다”며 “행안부가 공적 조서를 영구 보관하도록 함으로써 향후 검증이 필요할 때 공적 사유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상훈 시스템을 보완하고, 관계기관의 협조를 받아 흠결 있는 자의 서훈 취소가 체계적으로 될 수 있도록 법안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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