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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판결문에 피해자 주소 버젓이..신상보호 한계

김기태 기자 입력 2018.10.09. 21:03 수정 2018.10.09. 21:35

<앵커>

끔찍한 일을 당한 범죄 피해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혹시 나중에라도 가해자가 자기를 다시 찾아와서 해코지하지는 않을까 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가해자도 볼 수 있는 법원 판결문에 피해자가 어디 사는지 버젓이 쓰여 있습니다.

이것을 바꿀 수는 없는 건지 김기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성인 A 씨는 3년 전, 아르바이트를 하다 동료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가해자는 징역형이 확정돼 수감돼 있습니다.

A 씨는 형사처벌과 별도로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내서 5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송달된 판결문에 자신의 주소가 아파트 동 호수까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합니다.

똑같은 판결문이 가해자에게도 전달된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A 씨 : 무서웠어요. 정말로 저는 형사재판만으로도 솔직히 가해자가 저를 찾아올까 하는 무서움이 굉장히 컸거든요. 집 주소까지 알려지니까. 혹시라도 그 사람이 저를 찾아와서 죽이지 않을까···.]

A 씨는 개명을 하고 이사까지 준비하고 있지만 내년 여름 가해자가 출소하면 자신을 해코지하지 않을까 대단히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A씨 : (가해자에게 나의 주소가 알려질 수 있다 이런 사전고지가 있었다면 조치를 했을 텐데?) 전 아마 못했을 거예요. 그러면. 민사소송을 걸지 못했을 거예요.]

이런 문제에 대해 대법원은 "민사 소송의 경우 원고와 피고를 특정하기 위해 현행법상 주소 기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범죄 피해자가 낸 소송의 경우, 신상 노출을 막는 내용의 민사소송법 개정안이 올해 초 발의됐습니다.

[박주민 의원/국회 법제사법위(더불어민주당) : 형사 재판은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당연히 있겠죠. 그런데 민사 재판은 개인 대 개인이 돈을 받아내는 그런 관념으로 접근하다 보니까 형사 피해자 가해자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던 거죠.]

가해자가 손해배상금을 주지 않을 때 법원이 강제집행을 하게 되는데, 이 경우에는 피해자 주민등록번호까지 가해자에게 노출되는 실정이어서 이 부분 손질도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공진구, 영상편집 : 하성원) 

김기태 기자KK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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