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감면 '늑장 안내'..노인 170만 명 '195억' 혜택 놓쳐
[앵커]
소비자들에게 통신비를 전가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소비자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혜택을 알리지 않는 것도 큰 문젭니다.
현 정부 들어서 65 세 이상 노인들에게 통신요금을 깎아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상자의 70 % 정도가 이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건지 차정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노인 복지관입니다.
지난 7월 정부가 시행한 휴대전화 요금 감면 제도를 아는지 노인들에게 물었습니다.
["매월 통신요금 만 천 원을 현재 감면받고 있는 분?"]
감면 대상은 기초연금을 받는 65세 이상 노인,
매월 휴대전화 요금에서 최대 만 천 원을 할인해 주는 제도입니다.
복지관에 있는 어르신 70여 명 대부분이 대상이지만 혜택을 받는 사람은 채 10명이 되지 않습니다.
[송광자/서울시 구로구 : "사람들이 이걸 다 모르고 있을 걸요."]
[박근애/서울시 양천구 : "알린 다음에 시행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요금 감면 대상자는 전국적으로 248만 명.
하지만 현재 혜택을 보는 노인은 약 70만 명으로 채 30%가 되지 않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당시 정부의 발표 자료입니다.
대상자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 한 번만 클릭하면 전담 상담사와 바로 연결되도록 하겠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정책이 시행된 지 두 달이 넘도록 안내 문자는 발송되지 않았습니다.
대상자 명단을 갖고 있는 보건복지부와 업무 조율을 못 했다는 게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의 해명입니다.
개인 정보를 넘길 수 없다는 보건복지부의 입장에 막힌 겁니다.
대통령의 핵심 공약을 추진하면서도 정부 부처 간 조율도 제대로 하지 않은 셈입니다.
결국 과기정통부는 두 달이 지나서야 통신사를 통해 65세 이상 노인 전체에게 안내 문자를 보냈습니다.
[변재일/더불어민주당 의원/과방위원 : "부처에서 사실상 손 놓고 있다 보니까 정부가 좋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용자한테는 혜택이 전혀 가지 못하는 그런 결과를 낳은 것이 아닌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노인들이 감면받았어야 할 통신요금은 약 195억 원,
정부의 설익은 정책 추진으로 이 돈은 고스란히 통신사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KBS 뉴스 차정인입니다.
차정인기자 (jic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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