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가요 〈돌아와요 부산항에〉 원곡 통영서 부활 [통영시]
[경향신문] ‘꽃피는 미륵산에 봄이 왔건만…(중략)…돌아와요 충무항에 야속한 내 님아’ 국민가요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원곡 노래비가 경남 통영에 세워졌다.
경남 통영시는 10일 서피랑마을 언덕 공원에 <돌아와요 충무항에> 노래비 제막식을 오는 13일 연다고 밝혔다. 노래비는 가사를 적은 조형물과 그 아래 비문으로 구성돼 있다. 노래비 비문에는 ‘우리는 요절한 젊은 가수의 절절한 고향 사랑에 답하기 위해 통영항(옛 충무항)과 유년 시절 그가 살던 집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이곳 서피랑 공원에 노래비를 세운다’라고 돼 있다.
통영 출신의 원곡 가수 고 김성술(1946~1971)은 24살때 1970년에 자신이 작사하고 부산 출신의 작곡가 황선우가 곡을 붙인 <돌아와요 충무항에>를 발표했다.이 곡은 1970년 유니버샬레코드가 발매한 음반에 B면 두번째 트랙에 수록됐다. 원곡은 충무항을 소재로 삼은 것만 제외하면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비슷하다. 음율은 똑같지만 김해일의 음색은 가수 조용필과 차이가 있다. 앨범에는 작사 김성술, 작곡 황선우, 노래 김해일로 기록돼 있다. 김해일은 김성술의 예명이다. 김해일의 노래는 이 앨범에 모두 4곡이 수록돼 있다.
김성술은 음반을 발표한 다음해인 1971년 12월 서울 대연각호텔에 투숙했다가 화재사고로 요절했다. 유가족들은 사고 이후 고인을 생각나게 하는 곡이 실린 이 음반을 수거해 폐기하면서 노래는 잊혀갔다. 이후 작곡가 황선우는 이 노래를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개작했고, 1976년 조용필이 부르면서 국민 애창곡이 됐다.
뒤늦게 표절을 알게 된 김성술의 어머니는 2004년 작곡가 황선우를 상대로 “저작권을 침해당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2007년 “가사를 일부 바꿔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작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유가족의 손을 들어줬고 양측의 합의조정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노래비는 원곡 가수 김성술이 숨진 지 47년 만에 세워졌다. 노래비 앞에 서면 자동센서가 작동하기 때문에 누구나 원곡을 들을 수 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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