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가 데리고 나타난 벵갈 고양이..'동물 학대' 지적도

채혜선 2018. 10. 1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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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를 위해 가져온 벵갈고양이가 놓여져 있다. [뉴스1]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국정감사에서 때아닌 ‘벵갈 고양이’ 논란이 벌어졌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우리에 갇힌 새끼 벵갈 고양이 한 마리를 국감장에 들여왔기 때문이다. 김 의원 의도는 지난달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 사살 사건을 두고 정부의 과잉 대응을 지적하기 위함이었으나, 현장을 비롯한 곳곳에선 “또 하나의 동물 학대”라는 의견이 나왔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질의에서 “지난달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와 비슷하게 생긴 동물을 가져왔다”며 벵갈 고양이를 소개했다.

김 의원은 “당시 사살된 퓨마와 비슷한 것을 가져오고 싶었지만 퓨마를 고생시킬 것 같아서 안 가져왔다”며 “동물도 그렇게 끌고 다니면 안 되지 않나. 정말 작은 것을 한번 보라고 저렇게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푸마를 닮은 벵갈 고양이를 놓고 대전동물원 푸마 사살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김 의원은 정부가 퓨마를 사살한 경위를 따져 물으면서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보다 퓨마 사건 때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더 빨리 소집됐다고 주장했다. “퓨마가 우리를 이탈한 지 1시간 35분 만에 NSC 회의가 열렸는데, 지난해 5월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2시간 33분 만에 회의가 열렸다. 미사일 발사보다 더 민첩하게 청와대가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퓨마가) 동물원 울타리를 건너갔다면 인근 주민들이 굉장히 위험했다”며 사살 배경을 설명한 뒤 “제가 NSC 상임위 멤버라서 잘 아는데 그날 NSC가 열렸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

김 의원 질의 후 온라인상에서는 “퓨마가 죽었는데 왜 고양이를 데려다 놓는지 모르겠다” “동물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다” 등 비판이 이어졌다.

정무위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지적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정감사에서 “고양이의 눈빛이 상당히 불안에 떨면서 사방을 주시했다”며 “(퓨마를 사살한 것이) 동물 학대라는 차원에서 질의했는데 우리 안의 고양이를 갖고 온 것은 동물 학대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감도 중요하지만, 국감이 또 하나의 동물 학대가 돼선 안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국감장·상임위장에 동물을 데려오는 것을 금지해 달라”며 “꼭 필요하면 여야 합의로 회의장에 데려오기로 하자”고 요청했다.

이에 국회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국감장에 고양이를 들여오도록 한 것이 또 하나의 동물 학대가 아니냐의 지적은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동물의 국회 회의장 반입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여야 간 검토 있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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