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부 문건 속 '명의신탁'.."전형적인 상속세 회피"

김지성 기자 2018. 10. 11.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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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런데 이들이 땅의 실제 소유주라면 바로 에버랜드에 땅을 팔면 됐을 걸 왜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쳤을까요, 저희는 취재 중 의심스러운 거래의 실체를 알 수 있는 삼성 내부 문건을 확보했습니다.

계속해서 김지성 기자입니다.

<기자>

'끝까지 판다' 팀은 삼성그룹 전직 직원으로부터 수십 건의 문건과 엑셀파일을 입수했습니다.

대부분 에버랜드 경영지원실에서 작성했고 일부는 이건희 회장 비서실로 보고한 문건이라고 했습니다.

이 가운데는 '성우레져 현황'이라는 문건이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삼성과 아무 관련 없는 성우레져의 초기 주주 지분율과 청산 후 분배금까지 상세히 적혀 있습니다.

취재진이 감사보고서와 등기부에서 확인한 성우레져 주주 구성, 주주별 보유 토지 면적, 임대보증금 액수 등이 문건 속 내용과 거의 일치했습니다.

저희는 삼성그룹의 핵심인 구조조정본부와 미래전략실 전직 간부 여러 명에게 문건들을 보여주면서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하던 양식인지 물었습니다.

문서 형태, 독특한 기호 배열 순서, 글꼴 같은 문서 양식이 일치한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문건의 내용과 형식 모두 삼성 내부 문건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당국 조사에 대비한 문건으로 보이는데 여기에는 성우레져 토지를 아예 '명의신탁'이라고 적시했습니다.

명의를 빌려준 것일 뿐 성우레져 땅의 진짜 주인은 따로 있다는 겁니다.

문건에는 명의신탁은 국세청에 입증 책임이 있는데, 성우레져 주주들이 진술할 리 없고, 명의신탁 계약서도 찾을 수 없을 테니 입증은 불가능하다고 정리했습니다.

[김진방/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 전형적인 상속세 회피네요, 보니까. 이병철의 땅이든 이건희의 땅이든 그것을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넘기고 명의신탁을 하는 걸 거예요. 그걸 다시 에버랜드로 넘긴 거죠. 역시 헐값에.] 

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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