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떠나 어디에서 훈련하나" 미 해병대사령관 작심 발언

이근평 입력 2018. 10. 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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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사령관이 10일(현지시간) “미군의 한반도 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규모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이어 소규모 연합훈련까지 추가로 유예될 가능성이 거론되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 사령관(대장).
넬러 사령관은 이날 미 국방부의 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진행되는 훈련은 해병대의 준비 태세를 위해 필수불가결(integral)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반도는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기후뿐 아니라 가파른 지형 등 대대 수준에서 훈련 조건이 잘 갖춰진 곳”이라며 “한국에서 훈련할 기회를 놓치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말했다.

넬러 사령관의 이 같은 발언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유예하는 카드를 검토하는 데 대한 군 수뇌부의 부정적 인식을 반영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대규모 훈련은 유예됐지만 그 외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는 지난 9월 25일 인준 청문회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으로 준비 태세가 약화됐다”며 “내년 훈련은 계획대로 준비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넬러 사령관 역시 “다른 지시가 내려오기 전까지 기존처럼 소규모 훈련은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8~9월 실시가 예정됐다가 유예됐던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KMEP)은 10월 말부터 재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주한 미 해병대는 물론 주일 미 해병대도 참여하는 KMEP 훈련에 북한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대대급 이하 훈련이므로 재개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미군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갑자기 훈련 유예를 결정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넬러 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을 안 하겠다고 한다면 우리가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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