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야스쿠니신사 수장 "일왕이 신사 망치려해"..파문 커지자 사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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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東京)에 있는 야스쿠니(靖國)신사의 고호리 구니오(小堀邦夫·68) 궁사(宮司, 신사에서 제사 등의 업무를 담당)가 일왕 비판 발언으로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사퇴하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1일 전했다.
앞서 고호리 궁사는 지난 6월 야스쿠니신사 내 연구모임에서 '일왕이 야스쿠니신사를 망치려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발언이 이달 발매된 주간지에 보도돼 파문이 확산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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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 도쿄(東京)에 있는 야스쿠니(靖國)신사의 고호리 구니오(小堀邦夫·68) 궁사(宮司, 신사에서 제사 등의 업무를 담당)가 일왕 비판 발언으로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사퇴하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1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야스쿠니신사는 고호리 궁사가 퇴임할 예정이라고 지난 10일 밝혔다.
앞서 고호리 궁사는 지난 6월 야스쿠니신사 내 연구모임에서 '일왕이 야스쿠니신사를 망치려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발언이 이달 발매된 주간지에 보도돼 파문이 확산하는 중이었다.
고호리 궁사는 당시 모임에서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즉위한 뒤 한 번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다고 말한 뒤 아키히토 일왕이 전쟁 희생자 전체를 추모하는 '위령의 여정'을 이어온 것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매된 '주간 포스트' 최신호는 그가 "일왕이 열심히 위령의 여정을 하면 할수록 야스쿠니신사는 멀어져 가는 것"이라며 "확실히 말하면 지금의 일왕은 야스쿠니신사를 망치려 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중국, 사이판, 필리핀, 팔라우 공화국 등 과거 일본이 저지른 전쟁으로 피해를 본 나라를 다니며 위령의 여정을 이어왔다. 2005년에는 사이판의 한국인 전몰자 위령지인 '한국평화기념탑'에도 참배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1989년 즉위 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적이 없다.
지난 8월 15일 일본 종전일(패전일)을 맞아 열린 희생자 추도식에선 "전후에 길게 이어지는 평화의 세월을 생각하면서 과거를 돌이켜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재차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야스쿠니신사 측은 "궁사가 회의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했다는 녹음 내용이 누설됐다"며 주간지 보도를 거론했다.
고호리 궁사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한다며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을 방문, 퇴임 의사를 전달했다.
야스쿠니신사에선 지난 2월 당시 도쿠가와 야스히사(德川康久) 궁사가 메이지유신과 관련한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한 발언으로 사임한 바 있다.
이번에 퇴임 의사를 밝힌 고호리 궁사는 도쿠가와 당시 궁사에 이어 3월 1일자로 제12대 궁사가 됐다.
야스쿠니신사에서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 행사는 궁사 업무를 대신하는 인물이 집행할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약 246만6천여 명을 신으로 떠받들고 있다. 이곳에는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의 판결에 따라 교수형을 당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됐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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