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력시장 '한파'..청년도 노인도 "공사판 가기 어려워"

신선민 2018. 10. 12. 21:31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같은 고용 한파를 가장 실감나게 느끼는 분들이 바로 일용직이나 임시직 근로자들입니다.

말 그대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는 새벽 인력시장 구직 상황을 신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새벽 4시,

작업복 가방을 멘 구직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공급되는 일거리는 주로 단순 건설 노동,

그렇다 보니, 공사현장에 나가 '하루 벌이'를 하려고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구직자 : "(오늘 일 구하실 수 있을 것 같으세요? 어떻게 보세요?) 날씨 때문에도 그렇고 오늘도 도와주지 않을 것 같네."]

5시가 넘어, 사거리 양쪽을 구직자들이 가득 메우자 승합차들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하나 둘 필요한 사람을 태워갑니다.

[인력 사무소 팀장 : "(오늘 몇 명 뽑으셨어요?) 오늘 저까지 5명..."]

2천 명 정도가 일감을 구하러 모였지만, 절반 이상은 집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구직자/음성 변조 : "헛방 칠 때가 많죠. 한 달에 한 주도 못 해요. 올해 들어서 엄청 힘들어졌어요."]

하루 일당은 많이 받으면 15만 원,

한 달 백만 원 벌기도 힘들단 얘깁니다.

건설 경기도 좋지 않은데, 최근엔 폐업한 자영업자들도 몰려들면서 인력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졌습니다.

[인력 사무소 대표/음성 변조 : "자영업 하다가 도저히 못 버텨서 오는 사람부터 직장에서 떨어져 나와서 할 일 없으니까 일용직 시장으로 들어오죠."]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20~30대 구직자들도 늘었는데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기 일쑤입니다.

[20대 구직자/음성 변조 : "경력이 적어서 뽑히기도 힘들고... (경력이 적어서요?) 네, 보시다시피 사람이 너무 많잖아요."]

공사현장 일이 워낙 체력적으로 힘들다 보니, 고령자들은 더 '뽑히기'가 어렵습니다.

'60대 이상은 뽑지 않는다'는 불문율에 발걸음이 더 무겁습니다.

[60대 구직자/음성 변조 : "나이가 있으면 기동성도 떨어지고 하니까... 능률이 안 오르는데 쓰겠습니까?"]

동이 완전히 튼 아침 7시,

혹시 더 뽑는 곳이 있을까 하며 남아있던 사람들도 하나둘 흩어지는 시간,

전쟁 같던 인력 시장 터엔 허탈함이 짙어집니다.

[구직자/음성 변조 : "섭섭하기도 하고... 돈을 벌긴 벌어야 되는데 안 되는데 어떡해. (마음이 좀 착찹하시겠어요.) 술 한 잔 먹으면 되는 거죠. 먹는 사람도 있고 그냥 가는 사람도 있고..."]

일용직 일자리 수는 지난달에도 2만 4천 개가 줄면서 11개월째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신선민기자 (freshmin@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