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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라오스댐 붕괴' SK건설, 이윤 늘리려 설계변경 의혹

입력 2018. 10. 15. 07:26 수정 2018. 10. 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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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무너진 라오스댐의 시공사인 에스케이(SK)건설이 댐의 형식 등 설계 변경을 통해 과도한 이익을 얻으려 한 내부 문건이 14일 확인됐다.

실제 이번에 무너진 댐을 포함해 에스케이건설이 담당한 보조댐들의 높이는 문건에 포함된 기본설계 도면보다 평균 6.5m씩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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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만달러 절감" 내부문건 입수
보조댐 높이 평균 6.5m 낮춰 시공

[한겨레]

라오스댐 붕괴 8일 째인 지난 7월 30일(현지시각) 오후 최대 피해 마을 가운데 하나인 아타푸주 마이 마을에서 한 주민이 대피뒤 처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진흙 뻘로 가득찬 집안을 둘러보고 있다. 아타푸/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지난 7월 무너진 라오스댐의 시공사인 에스케이(SK)건설이 댐의 형식 등 설계 변경을 통해 과도한 이익을 얻으려 한 내부 문건이 14일 확인됐다. 실제 이번에 무너진 댐을 포함해 에스케이건설이 담당한 보조댐들의 높이는 문건에 포함된 기본설계 도면보다 평균 6.5m씩 낮아졌다. 정부 자금도 투입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지만, 당시 국회 예산 심의도 거치지 않고 지원돼 정부가 에스케이건설에 무리하게 수익을 챙겨준 꼴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 “축조 재료 변경 등으로 공사비 절감해야” <한겨레>가 이날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에스케이건설의 ‘라오스댐 프로젝트 실행계획’(2012년 11월 작성) 문건을 보면, 기본설계 변경 권한이 에스케이건설에 있는 점을 활용해 ‘관리비 및 이윤’을 공사비의 15%(1억200만달러)까지 확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애초 그해 8월 에스케이건설은 라오스댐 개발을 담당하는 합작회사인 ‘피엔피시’(PNPC)와 ‘관리비 및 이윤’을 공사비의 12.2%(8300만달러)까지 보장받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에스케이건설은 더 이윤을 남기기 위한 ‘세부계획’ 수립에 나섰다. 김 의원이 확보한 문건에는 △댐의 형식과 축조 재료 변경, 사면경사 조정 등으로 공사비 1900만달러를 절감하고 △2013년 4월로 예정된 착공을 지연함으로써 다른 출자자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압박해 ‘조기완공 인센티브 보너스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 보조댐 평균높이 6.5m 낮아져 이익 확대를 위한 세부계획 수립에 따라 댐 높이가 낮아지는 등 설계 변경이 이뤄진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이번 에스케이건설의 문건에 나오는 기본설계 도면상 보조댐 5개의 높이는 10~25m로 돼 있다. 하지만 에스케이건설이 실제로 시공했다고 김 의원실에 추가 제출한 도면에선 보조댐 높이가 3.5~18.6m였다. 기본설계 도면보다 보조댐 높이가 평균 6.5m 줄었다.

문제는 이 사업이 단순 이익만 추구하는 민간사업이 아니라 정부의 ‘공적개발원조 자금’이 투입됐다는 데 있다. 2011년 라오스 정부는 댐 건설을 위해 한국 정부에 차관 지원을 요청했고, 이를 바탕으로 에스케이건설, 한국서부발전, 타이 발전회사 라차부리 전력(RATCH), 라오스 국영회사 엘에이치에스이(LHSE) 등이 합작회사 ‘피엔피시’를 설립했다.

이 사업은 공적개발원조 형태로 추진됐지만 시민단체가 환경파괴 문제를 제기하면서 한국수출입은행 자금이 지원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5년 5월 돌연 기획재정부가 라오스댐 사업을 포함해 4건의 차관 지원 방침을 결정하고, 그해 10월 ‘대외경제협력기금’ 사업 명단에 라오스댐 사업을 추가하면서 같은 해 12월 라오스 정부에 687억원가량이 서둘러 지급됐다. 공적개발원조 사업은 연말 국회 예산 심의와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따라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사업 심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이런 과정이 무시된 채 돈이 넘어간 것이다. 반면 라오스댐 사업을 제외한 다른 3건의 차관 지원 사업은 모두 국회 예산 심의 등을 거쳤다.

에스케이건설의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기본설계라는 것은 스케치 수준이다. 그걸 (변경된) 실제 시공 도면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된다”며 “애초에 수익률을 15%로 잡은 것은 맞지만 여러 예상하지 못한 이유로 수익률이 나빠져 실제 수익률은 5~10% 사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 의원은 “라오스댐 사고는 설계까지 변경하며 과도하게 이윤을 챙기려는 에스케이건설의 욕심과 절차를 무시하며 차관을 집행한 지난 정부가 낳은 총체적 인재”라고 지적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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