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베트남 군함 된 여수함

기자 2018. 10. 1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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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 관함식'에서 1200t급 군함이 사열대 앞을 지나가자 큰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팜 딘 다이 중령이 지휘하는 베트남 TAU-20함인데, 이날 참가 외국 군함 중 가장 작은 배다.

그러다가 최근 베트남에 '상징적 가격'으로 판매돼 이번 관함식에 베트남 군함으로 참가한 것이다.

중국은 한국 초계함이 베트남과 필리핀에 넘겨지는 것에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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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지난 11일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 관함식’에서 1200t급 군함이 사열대 앞을 지나가자 큰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팜 딘 다이 중령이 지휘하는 베트남 TAU-20함인데, 이날 참가 외국 군함 중 가장 작은 배다. 거대 항공모함도, 최신식 이지스 구축함도 아닌 초계함이 특별 환대를 받은 것은 이 배가 원래 한국 해군 포항급 8번 초계함 ‘여수함’이었기 때문이다. 여수함은 1986년에 취역해 30년 넘게 대한민국 영해를 수호하다가 지난해 12월 전역했다. 그러다가 최근 베트남에 ‘상징적 가격’으로 판매돼 이번 관함식에 베트남 군함으로 참가한 것이다.

한국 해군의 포항급 초계함이 외국 해군 혹은 해안경비대에 인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번 경주함은 페루, 5번 김천함은 베트남, 6번 충주함은 필리핀, 7번 진주함은 이집트에 각각 인도됐다. 4번 목포함도 필리핀에 인도할 계획이 있었으나 필리핀이 인수를 거부해 다른 국가를 찾고 있다. 취역 후 30년 이상 지나 전역 혹은 퇴역한 초계함을 외국에 판매 혹은 공여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제2차 세계대전 때 사용하던 미군 함정들을 넘겨받아 보수하면서 사용했던 한국 해군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기도 하다.

중국은 한국 초계함이 베트남과 필리핀에 넘겨지는 것에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미국에 맞서는 대양해군을 육성하고 있는 중국이 한국이 퇴역시킨 ‘낡은’ 초계함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들 초계함에 대함 미사일과 어뢰를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양에선 힘들지만 연안에선 대형 함정에도 맞설 수 있는 ‘한 방’이 있는 것이다. 한국 초계함 인수 이전에는 필리핀에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함정이 한 척도 없었다. 그리고 베트남은 러시아제 킬로급 잠수함 6척을 도입해 비대칭 공격 능력을 갖추더니, 이젠 연안에서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능력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또, 인수 이전에 대대적 보수 정비를 실시한다. 판매가는 ‘공짜’에 가깝더라도 수리비는 만만치 않다. 인수자의 주문에 따라 전자전 장비 등이 현대화·업그레이드된다. 그렇기에 선체 등 중고 플랫폼을 이용하지만, 사실상 신형 선박이라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아무튼 TAU-20으로 재탄생한 여수함이 먼 곳에 가서도 제2의 삶을 잘 살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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