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가 청와대 끌려간다" 유시민 움직인 이해찬 협박
유시민(59) 노무현재단 신임 이사장이 15일 열린 취임식에서 정계복귀 가능성을 일축했다. 유 신임 이사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 회원 카페에서 열린 이취임식에서 "임명직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제 인생에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은 정계 복귀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을 만큼 여권의 비중 있는 자리다. 전임 이사장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였고 문재인 대통령도 이곳을 거쳐 갔다.
2013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유 신임 이사장 역시 16·17대 국회의원과 노무현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2012년 통합진보당 대표를 역임하는 등 화려한 정치적 경력이 있다. 때문에 유 신임 이사장의 이번 거취는 여권 지지층의 기대를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한겨레신문에 "이해찬 대표가 (노무현재단 이사장 후임) 적임자가 마땅치 않아 상당 기간 고민하던 차에 지난달 유 작가를 만났다"며 "이 대표가 유 작가에게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2019년)를 책임 있게 준비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반협박(?)'이 통했다는 전언도 있다. 이 중진 의원은 "'지금처럼 있으면 언제 내각이나 청와대로 끌려갈지 모른다, 자유인으로 남고 싶으면 차라리 재단 이사장을 맡는 게 나을 것'이라 설득해서 수락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도 말했다.
유 신임 이사장은 이 대표의 보좌관 출신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유 신임 이사장에게 일주일간 전화를 하며 "자네가 내 등골 빼먹으려고 나를 당 대표로 밀었다는데 그러면 자네도 내가 비우게 되는 자리를 맡아줘야 할 것 아닌가""언제까지 '자유인'이라며 뺀질거리면서만 살 것인가" 등의 말로 압박했다. 결국 유 신임 이사장은 일주일 만에 서울 모처에서 만나 "자유인으로 남고 싶으면 차라리 이사장직을 수락하라"는 협박에 두손을 들었다.
이날로 위원장 임기를 마감한 이 대표는 이날 열린 이취임식에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재단을 유 작가에게 넘겨줄 수 있어 다행"이라며 "유 작가는 2002년 선거부터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노 전 대통령의 가치를 가장 잘 실천하는 공직 생활을 했다"는 말을 남기고 물러났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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