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김정은 신뢰"..적극 협상 의지 드러낸 트럼프

우상규 2018. 10. 1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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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BS방송 출연서 강조 / "한때 오바마와 北과 전쟁 논의.. 金, 비핵화를 이해하고 동의.. 북핵 완전한 폐기 약속 믿어" / 日 언론 "金, 폼페이오 방북때 핵리스트 일부 제출 요구 거부.. 北 조치 맞춰 제재 완화 주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간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방영된 미 CBS방송 ‘60분’ 프로그램에 출연해 예전에는 북한과 전쟁이 날 것으로 생각했으나 이제는 김 위원장과 잘 통하는 특별한 관계이고, 김 위원장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겠다고 한 약속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나는 그를 정말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잘못 판단을 한 것으로 드러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을 재개하면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고 적극 협상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진행자가 ‘북·미 대화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도 진정으로 알지는 못하고, 그것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고 답변했다. 또 ‘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사이트(현장)를 폐쇄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북한이 올해에도 5∼8개의 핵무기를 새로 만들었을 것으로 평가했다.

유세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켄터키주 리치먼드의 이스턴켄터키대학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유세 중 연설하고 있다.
리치몬드=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자가 지속적인 핵 개발 의혹에 관해 질문하자 “대답은 ‘예스’라고 해두자”면서 “그러는 동안 그들은 미사일 테스트, 로켓 발사, 핵실험을 한 번도 하지 않았고, 우리는 이제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의 성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훌륭한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우리는 북한과 전쟁을 하려고 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앉아서 그 얘길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북한과) 전쟁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심지어 내 임기 첫 몇 달 동안만 해도 그보다 더 거칠 수 없을 정도의 수사들이 있었으나 지금은 아무도 그런 거친 수사를 듣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김 위원장)도 전쟁을 원하지 않고, 나도 원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비핵화를 이해하고 있고, 그것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평양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했을 때 핵 리스트 신고를 거부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한·미·일 소식통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회담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핵 리스트의 일부라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리스트를 제출해도 미국이 믿을 수 없다고 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재신고를 요구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싸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조처를 하려면 북·미 간 신뢰구축이 우선 필요하다”며 “종전선언을 통해 신뢰가 구축되면 비핵화는 미국이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은 6·25전쟁 참전 미군의 유해 반환 등 성의 있는 조치를 취했다며 미국도 그에 맞춰 경제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9·19 남북 평양공동선언에서 밝힌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종전선언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파괴무기 제거 계획도 요구했으며, 보유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동식 발사대를 일부라도 폐기 또는 국외 반출하면 “종전선언 등 북한이 납득할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처럼 북·미 간 주요 요구 사항에서 입장차가 남아 있는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시기는 향후 진행되는 실무자 협의가 얼마나 진전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망했다. 실무자 협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담당하며, 조만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것이라고 이 신문은 예상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러시아를 방문해 16일 이고르 모르굴로프 러시아 아태지역 담당 외무차관과 한반도 정세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특별대표의 방러는 지난주 최선희 부상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데 뒤이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우상규 기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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