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3·4호기 모델로 한 UAE 원전서도 '공극' 나와

2018. 10. 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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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자력발전소 곳곳에서 방사선 유출을 막는 방호벽 구실을 하는 원자로 격납건물 벽 안쪽에 공극(빈 공간)이 있는 게 드러나 원전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짓고 있는 '바라카' 원전 1∼4호기 격납건물에서도 공극이 발견돼 보수공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 뒤 1·2·4호기 격납건물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됐으며, 그 결과 모든 원전에서 공극이 발견돼 현재까지도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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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국감장서 밝혀
지난해 8월 바라카 3호기에서 첫 발견
전수조사 하자 1∼4호기 전부서 공극 나와

우원식 "최신 원전서도 공극 충격
UAE 원전 모델 적용된 신고리 3·4호기도 조사해야"

[한겨레]

한전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에 건설 중인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한국전력 제공

국내 원자력발전소 곳곳에서 방사선 유출을 막는 방호벽 구실을 하는 원자로 격납건물 벽 안쪽에 공극(빈 공간)이 있는 게 드러나 원전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짓고 있는 ‘바라카’ 원전 1∼4호기 격납건물에서도 공극이 발견돼 보수공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지어진 국내 원전도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원전 이용률이 낮았던 게 탈원전 때문이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면서 “유에이이 원전에서도 공극이 발견돼 (시공이) 중단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국내 원전 이용률이 최근 1∼2년 사이 낮았던 것은 과거 부실 시공 때문에 생긴 공극과 부식 철판에 대한 보수공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전이 한국수력원자력·현대건설·삼성물산·두산중공업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건설 중인 유에이이 원전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날 <한겨레> 취재 결과, 유에이이 바라카 원전에서 공극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해 8월이다. 당시 건설 중인 바라카 3호기 격납건물에서 공극이 처음 발견됐다. 그 뒤 1·2·4호기 격납건물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됐으며, 그 결과 모든 원전에서 공극이 발견돼 현재까지도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다. 콘크리트 벽 공극은 주로 타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 격납건물 콘크리트는 벽 두께만 1.2m인 데다, 벽 안에 철근이 가로 세로로 여럿 매설되기 때문에 특히 큰크리트 타설 작업에 신경을 써야 한다. 콘크리트가 꼼꼼히 채워지지 않은 채로 굳으면 빈공간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이번 유에이이 원전 공극 발생은 준공 지연에 대한 지체보상금 논란으로 번질 수도 있다. 바라카 원전 1호기는 당초 2016년 말 핵연료를 장전하고, 지난해 4월 준공 예정이었다. 그러나 건설 기간이 길어지면서 지난해 한전 컨소시엄과 유에이이 원자력공사인 에넥(ENEC)간 협의를 통해 준공 시점을 올해 말로 늦춰놨었다. 이런 가운데 공극 보수 공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라 올해 안에 준공이 안 되면 에넥 쪽이 지체상금을 요구할 수 있다. 한전과 에넥 간 계약에 따르면, 지체상금은 하루 60만달러다.

노후 원전이 아닌 건설 중인 새 원전에서도 공극이 발견된 만큼, 우리 원전 업계의 원전 시공 능력에도 의구심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한빛 2호기를 시작으로 국내 원전 곳곳에서 공극이 발견되는 것에 대해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은 “20여년 전 시공 능력이 미흡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해 왔다. 그러나 바라카 원전은 국내 원전 기술이 총집합된 최신 모델 에이피아르(APR)1400이다. 애초 유에이이 쪽은 에이피아르1400이 적용된 신고리 3·4호기를 ‘모델’로 삼아 우리 방식의 원전을 건설하기로 했다. 에이피아르 1400은 국내에선 신고리 3·4·5·6호기와 신한울 1·2호기에 적용돼 있다.

우원식 의원은 “최신 원전이라는 유에이이 원전에서까지 공극이 발견된 것은 충격적”이라며 “유에이이 원전 시범 모델인 신고리 3·4호기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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