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계약서에 "무혐의는 2억원"..우병우로 드러난 전관비리 민낯

김지은 입력 2018.10.17. 15:12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변호사법 위반 혐의 수사를 통해 밝혀진 건 우 전 수석의 불법수임 전력이 전부가 아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7일 우 전 수석이 변호사 시절 친분이 있는 검사장 등에게 수사 확대 방지, 무혐의 처리, 내사 종결 등을 청탁해주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그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길병원 횡령 사건 수사 과정에서 우 전 수석 혐의 정황을 최초로 포착했다고 한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법률자문계약서인데 '불기소 처분 2억원'
'檢수사 안 하거나 내사 종결시 5000만원'
계약서에 버젓이..전관 비리 파장 커질듯
경찰 "계약서까지 확인된 사건 처음일듯"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변호사법 위반 혐의 수사를 통해 밝혀진 건 우 전 수석의 불법수임 전력이 전부가 아니다.

이번 수사를 통해 법조계에서 은밀하게, 또는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전관예우의 민낯 또한 낱낱이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7일 우 전 수석이 변호사 시절 친분이 있는 검사장 등에게 수사 확대 방지, 무혐의 처리, 내사 종결 등을 청탁해주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그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우 전 수석은 2013년 검찰 퇴직 후 변호사로 활동한 약 1년 간 인천 길병원, 현대그룹, 설계업체 건화 등으로부터 착수금 및 성공보수 명목으로 각각 3억원, 6억5000만원,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건은 수사 중단, 내사 종결 등이었고 실제 그가 수임한 후 짧게는 1개월 13일, 길어도 불과 3개월 만에 사건 관련자들이 무혐의 처리되는 식으로 수사는 종결됐다.
이날 경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 전 수석의 사건위임계약서도 공개했다.

건화와의 계약서 '성과복수' 항목에는 "검찰단계에서 사건이 수사에 착수하지 아니하거나 또는 내사종결 된 때 금 50,000,000원"이라고 버젓이 쓰여있다.

또 길병원과의 계약서의 경우 이름은 '법률자문계약서'인데 '보수' 항목에 "위임사무가 성공한 경우 '갑'은 '을'에게 다음 구분에 의해 성과보수를 지급하기로 한다"면서 "① 검찰단계에서 사건이 전부 불기소처분(무혐의) 된 경우 : 금 2억원(부가가치세 별도)"라고 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은 법률자문을 조건으로 계약을 했고 공동변호인인 로펌 회의에도 2~3회 참석하는 등 변호인으로서 정당한 변호활동을 하였다고 항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의뢰인은 이미 대형로펌 등 다수의 변호인이 선임돼 있어 법률자문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고 우 전 수석의 검찰 인맥을 활용하기 위해 계약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이번 수사 결과는 법조계 '적폐'로 인식되어 온 전관예우 악습이 여전히 뿌리깊게 자리잡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전관 변호사 사건은 많았지만 이번처럼 계약서와 돈 거래 내역까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길병원 횡령 사건 수사 과정에서 우 전 수석 혐의 정황을 최초로 포착했다고 한다.

이에 우 전 수석 수임 사건들 중 변호사협회에 신고를 하지 않고 수사기관에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은 사건들을 선별해 금품수수 경위와 액수, 구체적인 활동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변호 활동으로 볼 수 없는 것으로 인정된 2건을 추가 인지하게 됐다.

whynot8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