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지는 파문..사우디에 등 돌리는 국제사회, 감싸는 트럼프(종합2보)

2018. 10. 1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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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투명조사 촉구"·IMF 총재는 방문 연기..트럼프는 "진실규명 먼저" 두둔
美의회선 '제재' 거론, 반발 움직임..사우디는 英기업 투자철회로 첫 '보복'
8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 앞에서 열린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실종 사건 진상규명 촉구 집회 모습. 참가자들이 카슈끄지의 사진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김연숙 기자 =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실종 의혹 사건의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카슈끄지가 심문 도중 '우발적으로' 사망했다는 쪽으로 봉합을 시도하려고 하고 있지만, 보다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주요 7개국 (G7) 외무장관들이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사우디 방문을 연기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놨다.

G7 외무장관들은 이날 성명에서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 등 G7과 유럽연합(EU)의 외무장관들은 표현의 자유 수호와 자유언론 보호에 헌신할 것을 단언한다"며 "우리는 저명한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의 실종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고 말했다.

외무장관들은 이어 "카슈끄지 실종에 책임이 있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책임 추궁이 있어야 한다"며 "사우디와 터키의 공동 조사를 고무적으로 평가하며, 이미 발표된 대로 사우디가 철저하고 신뢰할 만하며 투명하고 신속하게 조사를 진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AP=연합뉴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게재해온 카슈끄지가 지난 2일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을 당시 '독단적으로 움직인 살인자들'(rogue killers)에 의해 심문 도중 살해됐지만, 이는 사우디 왕실과는 무관하다는 결론이 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이뤄진 입장 표명이다.

G7 성명이 나온 직후 IMF도 대변인 명의로 "사전에 잡힌 라가르드 총재의 중동 지역 방문이 연기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오는 23일 개막하는 대규모 국제 투자회의인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에도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었다.

IMF는 일정 연기의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카슈끄지 사태가 그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라가르드 총재에 앞서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진이 잇따라 이 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라가르드 총재도 최근 인도네시아 기자회견에서 카슈끄지 실종 사건과 관련해 "섬뜩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워싱턴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3월백악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면담하며 무기판매 차트를 보여주고 있다. ymarshal@yna.co.kr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브렛 캐버노 미 대법관 인준 과정에서 불거졌던 성폭행 미수 의혹에 비유하며 사우디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비난했다.

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먼저 밝혀야 한다"며 "또 시작이다. 무죄가 입증될 때까지 당신은 유죄라는 거다. 나는 그런 건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한 뒤 트위터에 "그는 터키 총영사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전면 부인했다"고 적어 사우디 정부의 입장을 알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사우디로 급히 날아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사우디 국왕과 왕세자 등과 만난 뒤 성명을 내고, 사우디 측에서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사우디 방문을 마친 뒤 터키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사우디 지도부는 이번 일의 범법행위와 관련된 누구에게라도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고 재차 말했다.

사우디 국왕 만나러 리야드로 날아간 폼페이오 (리야드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 내 실종·피살 의혹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파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왼쪽)이 1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오른쪽)을 만나고 있다. ymarshal@yna.co.kr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미 의회에서도 사우디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주문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CNN과의 필요하다면, 정부와 별개로 의회가 사우디를 상대로 한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대(對) 사우디 제재를 거론했다.

그는 이날 폭스빈살만 왕세자에 대해 "실종·암살 사건에 직접 책임있는 유독성 있는 인물", "정신분열증",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한편 사우디는 당국은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비판을 이어온 영국 버진그룹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회장과의 투자 계약을 철회하는 등 외부 압박에 맞서고 있다.

브랜슨 회장은 23일 리야드에서 개막하는 국제회의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에 참석해 사우디 측과 차세대 초고속 운송시스템 '버진 하이퍼루프 원' 사업의 타당성 검토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사우디는 이와 관련한 투자 계약을 취소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서방의 압박에 대한 사우디 당국의 공식적인 첫 보복 조치"라고 전했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창업자[AP=연합뉴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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