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은 형이 칼 빼든 이후엔 형을 말렸다..강서구 PC방 '동생 공범 의혹' 실체는?

안규영 기자 2018. 10. 18. 17: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4일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전체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형이 칼을 휘두를 때 동생이 피해자 팔을 잡고 있었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매체가 공개한 영상은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30)씨가 칼을 휘두르는 장면이 아닌, 김씨가 주머니에서 칼을 빼들기 전 피해자 신모(21)씨를 주먹으로 폭행하던 장면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형이 흉기를 휘두를 때 동생이 피해자 팔을 잡고 있었다'고 보도된 것 사실과 달라
사건 현장(왼쪽)과 PC방 CCTV에 포착된 범행 당시 모습. 온라인커뮤니티/JTBC

지난 14일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전체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형이 칼을 휘두를 때 동생이 피해자 팔을 잡고 있었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매체가 공개한 영상은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30)씨가 칼을 휘두르는 장면이 아닌, 김씨가 주머니에서 칼을 빼들기 전 피해자 신모(21)씨를 주먹으로 폭행하던 장면이었다. 김씨가 칼을 꺼내기 전까진 동생이 칼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형이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자 동생이 적극적으로 형을 말리는 모습이 CCTV 영상에 담겼다.

18일 피해자 유족 측의 요구로 출입기자들에 한해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당시 CCTV 전체 영상을 확인한 결과, 집에서 칼을 가져온 김씨는 PC방 에스컬레이터에서 신씨를 맞닥뜨리자 주먹으로 먼저 폭행했다. 옆에서 이를 본 동생은 폭행이 시작된 약 7초 후부터 피해자를 붙잡았다. 이에 대해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동생이 ‘싸움을 말려야겠다는 생각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부터 붙잡았다’고 진술했다. 집단 싸움 등에 휘말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보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형이 폭행을 시작한 15~16초 후 칼을 꺼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본다. 이전까진 칼을 주머니 속 케이스에 넣고 있었다. CCTV 영상에도 김씨는 왼손, 오른손을 번갈아 가며 주먹을 쥐어 때리는 등 두 손에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은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김씨가 칼을 꺼내 범행을 저지를 땐 동생은 형을 적극 말렸다”고 했다. 이미 쓰러진 피해자를 향해 계속 돌진하려는 김씨를 동생이 두 팔로 막는 모습이 CCTV 영상에 찍혔다.

앞서 김씨와 김씨의 동생은 PC방 아르바이트생 신씨와 요금 환불 문제 등으로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이 동생과 신씨의 신고로 출동해 실랑이를 무마한 후 철수했지만, 김씨는 동생을 떼어놓고 집에서 칼을 가져왔다.

경찰은 ‘동생이 범행을 돕기 위해 망을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일부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선 ‘신씨가 PC방 밖으로 나오자 동생이 형이 있는 곳으로 급하게 뛰어가고, 곧바로 PC방으로 돌아오는 신씨를 형이 덮쳤다’고 설명하지만, 이는 사람이 움직이지 않으면 녹화가 되지 않는 CCTV 기기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설명”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간을 확인한 결과, 동생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 시간과 신씨가 PC방 밖으로 나온 시간은 2분 30초가 차이났다.

‘동생과 형이 화장실에서 함께 공모했다’고 인터넷에서 의혹 제기됐던 것과 달리 동생과 형이 화장실에 있었던 시간은 약 5초에 불과했다. 경찰은 “당시 형은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메시지 등으로 공모했을 가능성도 적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초 범행을 목격한 고등학생 3명의 진술이 모두 일치하기도 한다. 목격자들은 ‘동생이 칼을 쥐고 있는 형의 팔을 잡고 있었고, 이에 형이 칼을 쥐지 않은 손으로 쓰러진 신씨를 때리려고 했다. 동생은 우리에게 경찰 신고를 요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여론에 관심이 높고 의혹이 지속되는 만큼 동생이 형의 범행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등을 더 들여다보겠다. 필요 시 거짓말탐지기 등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