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형의 살해 도왔다?..CCTV 확인해보니 형 말렸다
단순히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PC방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을 놓고 경찰이 “피의자의 동생이 살인을 방조했거나 공모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18일 밝혔다. 다만 폐쇄회로TV(CCTV) 전체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유가족의 반대가 있어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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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칼로 찌르는 동안 동생이 피해자를 붙들고 있었다?
이날 취재진이 범행 당시의 CCTV를 확인한 결과, “형이 흉기를 휘두르는 동안 동생은 피해자를 양쪽 팔로 잡고 있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형이 칼을 빼 든 이후에는 형의 가슴팍 등을 밀쳐내며 상황을 저지했다.
형은 약 10초간 피해자를 주먹으로 때린 뒤 바지 주머니에서 등산용 칼을 꺼낸다. 형이 칼을 꺼내자 동생은 형의 가슴팍을 밀쳐내며 피해자와 형을 떼놓는다. PC방에서 나오던 중 살인 현장을 목격한 3인 역시 경찰 조사에서 “한 남자가 칼을 쥐고 있었고, 다른 남자가 그의 손목을 잡아 말리고 있었다. 칼을 든 남자가 손목이 잡히자, 나머지 한 손으로 피해자를 때렸다. 제지하려고 했으나 힘이 달리는 듯 보였다”고 진술했다. 동생이 PC방 안으로 들어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장면도 CCTV에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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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버리겠다. 다시 돌아오겠다”고 협박, 경찰도 알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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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형에게 피해자의 위치를 알려줬다?
의혹을 유발했던 CCTV 장면 중 하나는 피해자가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온 후 밖에 있던 동생이 형 쪽으로 급히 달려가는 것처럼 보도된 부분이다. 해당 장면은 동생이 망을 보면서 피해자의 위치를 파악해 형에게 알려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 그러나 CCTV에는 동생이 8시 12분(실제 시각 8시 3분)에 지하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올라가는 장면이 나온다. 피해자가 쓰레기를 들고 에스컬레이터에 타는 시각은 CCTV상 8시 15(실제 시각 8시 6분)분이다. 3분 동안은 에스컬레이터를 비추는 CCTV에 아무런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 ‘피해자가 나가는 것을 보고 동생이 형에게 달려간다’는 보도는 전후가 뒤바뀌었다는 것이 경찰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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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체포되는 동안 동생은 도주했다?
형은 8시 15분에 체포됐다. 구급차는 8시 25분에 도착했다. 동생은 그동안 두 차례(8시 21분, 8시 25분) 경찰들의 조사에 응했다. 동생이 현장을 떠난 것은 형이 체포된 시점부터 13분 이후인 8시 28분이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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