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정숙 여사 '샤넬 재킷'이 불편한 중앙일보?

임병도 입력 2018.10.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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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강용석·류여해 페이스북 인용 보도.. 박근혜 보도와 비교해보니

[오마이뉴스 글:임병도, 편집:김지현]

 
 지난 10월 16일 <중앙일보> 온라인판에 올라온 기사
ⓒ 중앙일보 뉴스 캡처
  
지난 16일 <중앙일보> 온라인판에는 <김정숙 여사 '샤넬 재킷'이 불편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프랑스 파리를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의 옷 차림새를 다뤘습니다.

<중앙일보>는 기사 "김정숙 여사의 패션 외교를 두고 일각에선 곱지 않은 시선이 나왔다"고 시작됩니다. 그러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소개했는데, 인용된 이가 강용석 변호사와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둘 뿐이었습니다.

강용석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같은 옷 다른 느낌 ㅋㅋㅋ"이라면서 김정숙 여사를 조롱하는 듯한 글과 사진을 올렸습니다. 류여해 전 최고위원은 "OO가서 옷 빌려 달라고 해봅시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김정숙 여사가 샤넬 의상을 대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류 전 최고위원은 이를 특권으로 규정했습니다.

이 신문은 두 사람이 김정숙 여사를 비난하고 조롱하려고 페북에 올린 글만 가지고 '시선이 곱지 않다'는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강용석 변호사와 류여해 전 최고위원의 조롱이 김정숙 여사의 패션을 비판할 근거가 될 수 있을까요? 또한 언론이 앞뒤 맥락이 불분명한 페이스북 글을 인용해 보도할 가치가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박근혜 패션 찬양했던 <중앙일보>
 
 <중앙일보>가 보도한 박근혜 패션 관련 기사들
ⓒ 중앙일보 뉴스 캡처
 
<중앙일보>의 과거 기사를 한번 살펴봤습니다. 국가지도자와 그의 배우자의 패션을 어떻게 다뤄왔는지 비교분석해보기 위해서입니다. 살펴보니 이 신문의 박근혜 패션 보도는 찬양 수준에 가까웠습니다.

<중앙일보>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기 전인 2011년에 <박근혜 특사 패션... 외국 정상에 대한 예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습니다. 이 신문은 한 대학교수의 말을 인용해 "상대국을 배려한 색깔로 '컬러 포인트'를 주는 센스가 돋보인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2013년 1월 <송호근 칼럼, 박근혜와 패션>에서는 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는 박근혜를 가리켜 "일단 결정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간다는 결기정치"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하얀 원피스에... '여고생 박근혜' 패션 센스>라는 사진 기사도 내보냈습니다. 시기상 대통령 당선인 시기의 그녀를 치켜세운 보도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앙일보>는 박근혜 패션이 오히려 알려진다면 '패션 아이콘'이 된다거나 '박근혜 브로치'가 인기라는 기사도 쏟아냈습니다. 여기에 더 나아가 박근혜의 방중 패션으로 '중국 시장에서 한국 옷으로 제대로 장사할 수 있다'는 최병오 회장의 인터뷰를 싣기도 했습니다.

<중앙일보>는 박근혜 패션을 '컬러 정치'라 칭했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그녀를 포장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직 재임시절, 수많은 언론들이 그녀의 패션을 다뤘고, 일각에서는 이런 보도 행태를 두고 '과거 박정희를 찬양했던 뉴스와 흡사하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어떤 돈으로 지출됐을까
 
 <한겨레>가 2017년 1월 보도한 '박 대통령 옷 16년간 만든 의상 제작자 일문일답' 내용 중 일부.
ⓒ 한겨레 뉴스 캡처
 
언론은 박근혜가 검소하게 옷을 입고 다녔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98년부터 그의 옷을 제작했던 한 의상제작자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초선의원 시절부터 강남 부유층과 연예인 등 상위 1%가 오는 곳에서 옷을 맞췄다"라고 밝혔습니다(2017년 1월 26일 보도).

이 의상제작자는 "박근혜씨가 한 벌에 100만~150만 원 정도에 옷을 1년에 10벌가량 가량 맞췄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대통령 의상 비용은 최순실씨가 냈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씨의 의상비 관련 정보공개 소송 당시 청와대는 '개인이 부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박근혜 대통령의 재산은 계속 늘어났으며, 1억 원 이상의 옷과 가방, 구두 비용이 지급된 흔적은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2017년 1월 9일 보도).

박씨가 재임시절 입었던 수많은 옷은 누구의 돈으로 지출된 걸까요. 검찰 조사 결과 박근혜씨는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 5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남재준 당시 국가정보원장에게 요구해 매달 현금 5000만 원씩 6억 원을 받은 혐의가 있었습니다.

박근혜씨는 전직 국가정보원장들로부터 모두 33억 원을 받았는데, 법원은 그중 일부가 삼성동 사택관리비, 의상실 유지비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결국 박씨의 의상비는 국정원 특활비에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툭 하면 공격 대상이 됐던 '김정숙 패션'
 
 청와대가 김정숙 여사의 패션이 궁금하시다고요?라며 올린 게시물
ⓒ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극우 보수 쪽에서는 김정숙 여사의 패션을 걸고 넘어졌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의 비난이었습니다. 정 전 아나운서는 2017년 10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취임 넉 달도 안 돼 옷값만 수억을 쓰는 사치로 국민의 원성을 사는 전형적 갑질"이라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러자 2017년 10월 9일 청와대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김정숙 여사는 지난 10여 년간 즐겨 입던 옷을 자주 입는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청와대는 김정숙 여사의 의상에 대해 "홈쇼핑, 기성복, 맞춤복을 다양하게 구입하고 필요하면 직접 수선도 해 입는다"라면서 "공식행사 때 입는 흰색 정장은 모 홈쇼핑에서 구입한 10만원 대 제품"이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정권 당시 대통령의 패션을 보도하는 언론 행태와 지금의 언론 보도는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중앙일보>의 논설위원은 칼럼을 통해 "요즘 우린 박 대통령이 매일 무슨 옷을 입는지 저절로 알게 된다, 언론매체들이 실황중계하듯 알려주어서다"라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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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독립미디어 ‘아이엠피터TV’(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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