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성염 "교황 방북, 트럼프를 서두르게 한다..절묘한 한 수"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8.10.19. 09:12 수정 2018.10.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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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늘 "남북은 한 형제, 한반도 평화"
교황, 위안부·강정·밀양..모두에 관심
방북 의미? "한반도 평화를 전세계에"
"美 트럼프에겐 '부드러운 채찍'될 듯"
언제? 방중하면서 방북도 같이, 혹은..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성염(전 주교황청 한국 대사)

"김정은 위원장이 방북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고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문재인 대통령이 전한 김정은 위원장 초청 의사에 대해서 이렇게 답을 내놨습니다. 강한 긍정이죠. 무조건 응답. 그렇다면 방북은 언제쯤 성사가 될 수 있을까요. 또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지난해 5월에 문재인 대통령 취임 특사로 교황청 방문했던 분입니다. 교황청 한국 대사를 지낸 성염 대사 만나보죠. 성염 대사님, 안녕하세요?

◆ 성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초청장 보내달라. 무조건 응답하겠다.' 이건 북한 가시겠다는 의미죠?

◆ 성염> 그렇죠. 마치 초청장 기다리고 계셨다는 듯이, 아주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응답을 하시니까 아마 세계 언론이 놀랐을 겁니다. 굉장히 신중한 곳이 교황청인데요.

◇ 김현정> 사실은요. 저희도요. 아침에 회의를 하면서 교황이 그 자리에서 바로 오케이 사인을 할 것이냐. 아닐 수도 있다. 그럼 아닐 경우는 어떻게 하고 대답을 하실 경우는 어떻게 하냐.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대해서 회의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그냥 그 자리에서 무조건 응답, 나는 무조건 갈 것이다. 이렇게까지 말씀하실 줄 몰랐어요.

◆ 성염> 금년만 해도, 2018년만 해도 거의 10번 가량 한반도 얘기를 했어요. 그만큼 한반도의 남북문제와 북핵 사태를 우려하고 있는 분이죠. 그러니까 제가 처음으로 뵀던 요한 바오로 2세부터 강제로 분할돼서 전쟁을 치르고 이데올로기 분열을 지금까지도 겪고 있는 그런 한국에 대해서 굉장히 가엾어하는 그런 시선이었거든요, 저와의 얘기에서. 그러니까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함이라면 언제든지 가겠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응답은 정말 우리 국민에게 밝은 희망을 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시던 중에 '초청을 기다리고 계셨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 말이 딱 맞는 것 같네요.

◆ 성염> 그런 느낌 받았어요. 왜냐하면 2014년 방문했을 때도 마지막 명동 미사에서 '여러분은 한 형제다' (하시면서) 한 형제. 한 말을 쓰고 한 민족이고 한 핏줄이고 그 점을 미사 짧은 강론에서 우리에게 새삼스럽게 7번이나 강조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직접 만나보셨던 분이니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러니까 남북문제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계시는 거죠, 상황에 대해서?

◆ 성염> 바티칸의 정보력은 우선 놀랍습니다. 왜냐하면 누가 그거 알려줬겠어요. 그런데 세월호의 가족을 어떻게 대하는가. 말 한마디 없이. 그분이 2014년 방문에서 전 세계가 우리 국민이 똑똑히 보았거든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세월호 가족 만나고 대전 가서 만나고 광화문에서 만나고 더구나 비행기 타고 가면서는 유명한 말을 남겼죠. 세월호 배지 떼시라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시라는 기자의 말에, '타인의 고통에는 중립이 없습니다' 라는 명언을 남겼잖아요. 그 정도로 이 사건을 깊이 통찰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한반도 상황을 정말 잘 아는 분입니다.

◇ 김현정> 정확히 알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미사 때 맨 앞에 앉아 있던 걸 난 기억한다.' 이것도 어제 문재인 대통령하고 나눈 대화 아닙니까? 이렇게 위안부 할머니들이 어떤 의미인지도 정확하게, 정보력이라는 것이 대단하다.

◆ 성염> 명동성당 미사에서 위안부만 아니라 강정, 밀양 그다음에 여러 파업을 하고 있던 노동자들. 이런 단체들을 다 사실 만나기로 했었습니다. 그러나 계획에 없던 박근혜 대통령이 갑자기 미사에 오겠다면서 그 사람들을 싹 뒤로 치워버렸어요, 그야말로.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들만 그 자리에 아직 남아 있을 수 있었습니다. 거기 가서 그분들하고 악수하던 그 얘기를 교황께서 아직도 머리에 새기고 계시죠.

◇ 김현정> 그래요. 그러니까 이게 의례적으로 교황이니까 세계 평화 생각하고 분단돼 있는 남북한 얘기를 그냥 으레 언급하는 게 아니라 정확히 상황을 파악하고 있고 실제로 진정성을 담아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초청은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라는 것이 성염 대사의 생각.

◆ 성염> 그렇게 우리가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떤 분들은 의아해하세요. '교황이 무슨 미국 대통령처럼 정치적인 권력자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지원을 할 수 있는 경제 권력자도 아니고 그냥 종교 지도자인데 얼마나 그 방북이 강한 의미를 가지는 거냐.' 이렇게 묻는 분들에게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 성염> 1960년에 일어났던 '쿠바 사태' 즉, 미국과 소련이 한 발만 더 나가면 핵전쟁으로 들어가던 그 일시에 (교황이) 양쪽에 편지를 쓰고 전화를 해서 말렸습니다. '여러분의 치킨 게임을 가지고 인류를 몰살시킬 수는 없다.' 그러자 브레즈네프가 그걸 받아들이고 그 명분으로 배를 돌렸고 케네디도 공격적인 태도를 멈추면서 전쟁을 피했죠. 고르바초프 같은 사람도 그랬어요. '요한 바오로 2세라는 교황이 없었으면 동구권은 무너지지 않았다.' 그리고 심지어는 제2차 이라크전이 일어날 때 아랍 국가 대부분이 교황에게 호소해서 이 전쟁 막아달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적어도 유럽 세계, 남북 아메리카 그런 데서는 교황의 정신적인 권위를 인정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전 세계의 18.7% 인구가 가톨릭 신자고 그들의 정신적인 지주. 정치, 경제 모든 사람이 믿고 따르는, 적어도 18.7%가 믿고 따르는 리더가 교황(인거고요). 그들이 전세계 골고루 퍼져 있는 거잖아요.

◆ 성염> 전 세계예요.

◇ 김현정>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어느 한 지역 대통령의 권력보다도 더 강한 힘을 가지는 거군요.

◆ 성염> 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 가령 제가 2003년에 신임장을 제정하는 그 자리에서 요한 바오로 2세가 북핵 문제를 언급했어요. 이 문제는 점진적으로 평등하게 결연하게 해소되어야 한다. '평등하게' 라는 말… 상당히 두 한국이라는 말을 쓰는 바티칸으로서 이 아메리칸 독트린하고는 다른, 북핵 문제에 대한 다른 의견과 고견을 듣고 싶어서 이번에 문 대통령이 그곳을 찾아갔겠죠.

◇ 김현정> 그래요. 요한 바오로 2세가 '여러분, 핵무기는 점진적으로 평등하게 결연하게 해소하라.' 이렇게 충고를 했던 것, 지금 그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 성염> 지금까지 견지되고 있습니다, 그 기본 입장은.

◇ 김현정> 그래요. 그러니까 교황이 주는 의미는 어떤 자국의 이익, 모든 걸 떠나서 존경할 수 있는 인물. 그 상징성, '그 사람의 말은 그래도 순수하겠구나' 라는 어떤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믿게끔 하는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 성염> 그렇죠. 그분의 기본적 언어가 '평화'니까 한반도의 평화가 단순히 국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세계 화약고의 하나지 않습니까? 심지어는 2014년 우리나라 방문을 끝내고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했네요.' 이런 말을 했어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셨을까요?

◆ 성염> 그러니까 여기 와서 심각한 분단 상태와 군사 대치와 그다음에 미국의 대북 정책을 보시고 그런 발언이 나오지 않았나. 이 정도니까 지금 이런 화해의 기회가 이루어지고 북핵 문제를 해소할 단계, 북미 회담이 2차 회담까지 예상되는 이런 과정을 보고서 얼마나 반가워했으면 '나 당장이라도 가지요' 라는 그런 답변이 나왔죠.

◇ 김현정> 그래요. 점진적으로 평등하게 결연하게 이 방침은 교황청의 방침. 교황의 방문을 미국은 어떻게 바라볼까요? 지금 미국과 북한은 사실은 '네가 먼저 해라, 네가 먼저 이거 풀어라, 내가 먼저 이거 풀어야 되느냐.' 뭐 이거 갖고 싸우는 거 아닙니까? 방법을 놓고 목표는 똑같은데요.

◆ 성염> 그래서 지금 트럼프가 큰 숙제를 안았어요. 왜냐하면 지금 김정은 씨가 교황의 방문을 만약에 받고 손을 잡고 그분에게 정신적으로 의존하고 그래서 국제 사회에 대한 커밍아웃을 정말 과감히 풀어버리면 트럼프는 어떻게 하겠어요? 모든 공적이 딴 데로 가죠. 그러니까 서둘러서 대북 문제를 해결하거나 아니면 다 깽판을 내서 엎어버리거나. 이런 식으로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입장. 이것으로 보면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상당히 절묘한 한 수를 둔 것 같아요.

◇ 김현정> 트럼프도 서두르게끔 하는 어떤 부드러운 채찍이 되는 거네요, 이게. 서두르지 않으면.

◆ 성염> 서두르거나 포기하거나.

◇ 김현정> 포기하거나 둘 중에 하나. (웃음) 그야말로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이렇게 되는(거네요).

◆ 성염> (웃음) 우리가 기대하는 바죠.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사진=청와대 제공)
◇ 김현정> 그래요. 굉장히 어떻게 보면 이게 지금 지혜롭게 뭔가 풀려가고 있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면 여러 가지 생각을 고려해 볼 때 교황의 북한 방문 시점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세요?

◆ 성염> 물론 빠르면 좋겠지만 그리고 또 교황청은 북한과 끊임없이 간접적인 접촉을 하고 직접적으로도 제가 아는 몬테마요르 혹은 첼리 대주교들이 방문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성염> 조용히 방문해서 어떤 조언도 하고 국제 사회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가도 궁리해 왔고요. 그러니까 생각보다 이렇게 빨리 진척될 수도 있죠. 하지만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풀이하는 문제를 바티칸이 가장 집중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성염> 그리고 가까운 시일에 중국 교회와 그곳을 그대로, (중국의) 애국 교회를 중국 교회로 인정하고 거기서 지명하는 후보자들 가운데 한 사람을 교황이 낙점하는 주교 임명까지도 거의 접근을 했어요. 이것이 풀리면 틀림없이 가까운 시일내에 (교황이) 중국을 방문하는 기회가 올 거고요. 그때 같이 이루어지거나 혹은 정말로 우리 한반도 사태가 절실하다고 교황께서 판단하신다면, 뭐 단독으로 찾아올 수도 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일단 중국과의 관계가 정상화되면서 같이 북한 방문하는 게 한 가지 케이스. 그게 아니라면 중국과의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으면 일단 중국과 관계없이 북한에 갈 수도 있는, 이게 두 번째 시나리오고요.

◆ 성염> 네. 제 요망 사항입니다, 희망사항. 15년 전부터 저도 그걸 꿈꿔왔거든요. 하지만 가시기는 가실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교황의 방북 그리고 그 방북이 가져올 평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대사님.

◆ 성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특사로 교황청을 방문하고 오셨고요. 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낸 성염 대사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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