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희의 최강시사] 서진숙 "어린이집 김장하면, 원장 집에 가지고 간다"

KBS 입력 2018. 10. 19. 10:13 수정 2018. 10. 1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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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집 식자재, 교구 등 부풀리기 많고, 교구 리베이트도 심각
- 평가인증 때 구매영수증 첨부 후 인증 끝나면 교구 반납
- 어린이집 회계시스템 포털에 등록돼 있으나 운영내용 알 수 없어
- 부정수급은 적발할 순 있어도, 부정사용은 내부자밖에 몰라
- 네트워크 강해, 내부고발하면 이 분야에 재취업 어려워

■ 프로그램명 : 정준희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2>
■ 방송시간 : 10월 19일(금) 7:25~8:57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서진숙 부위원장(전국공공운수노조 現어린이집 보육교사)


▷ 정준희 : 사립유치원 회계비리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집도 사립유치원 못지않은 비리의 온상이라는 증언과 증거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보육 교사의 72%가 실제 비리 정황을 목격하거나 경험했다는 그런 설문조사 결과까지 나와 있는데요. 우리 아이 믿고 맡긴 어린이집에서는 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현직 보육 교사 그리고 어린이집 학부모 한 분 차례로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현재 어린이집에서 보육 교사로 일하고 계신 분이죠. 전국공공운수노조 서진숙 부위원장님 모셔봤습니다. 안녕하세요?

▶ 서진숙 : 안녕하세요?

▷ 정준희 : 일단은 질문 드리기 전에 아마 청취자님들께서 약간 헷갈려 하실 것 같은데 공공운수노조에 왜 어린이집 보육 교사 일하는 분이 계실까 하실 텐데요. 이게 공공노조하고 운수노조가 합쳐지면서 만들어진 그런 결과죠?

▶ 서진숙 : 예, 저희 노동자들이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이 공식적인 명칭이기도 하고요. 공공 부문, 운수 부문, 사회 서비스 부문이 같이 있고 저희는 사회 서비스 영역에 속하는 노동자들이 모여 있기도 한 거죠, 그래서.

▷ 정준희 : 그래서 부위원장님까지 또 하고 계시는군요.

▶ 서진숙 : 네.

▷ 정준희 : 노조에서 지금 발표한 거를 보니까 어린이집 보육 교사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니까 답변 보육 교사의 72% 되게 높습니다. 식자재 구매 등 급식 비리 정황을 목격하거나 경험했다고 답변했다고 하네요. 이 내용이 어떤 거죠?

▶ 서진숙 : 지금 계속 교사들의 SNS나 이런 데를 보면 올해 김장 어떻게 하세요?라는 질문이 올라와요, 이게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데 그 질문이 딱 올라오니까 “지난해 김장해서 원장집에 가져갔다, 김장만 그런 게 아니라 매번 김치를 살 때 집에 가져갈 걸 같이 산다.” 이런 얘기들이 막 나오고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일상적으로 이게 일어나고 있다. 식자재, 고춧가루 그런 것들을 항상 두둑이 사고 그거를 집에 가져간다. 교사들 간식이라고 하면서 한 2주에 한 번씩 라면 1박스씩을 산다고 하는데 사실 교사들은 어린이집에서 그런 걸 끓여먹을 시간도 없고 끓여먹은 적도 없는데 그 라면 1박스가 2주마다 하나씩 없어지는 거죠. 교사들 먹으라 그러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차를 사지만 실제로 교사들이 먹는 건 그냥 맥심 커피, 일종의 커피 그것 외에는 먹지도 않는데 여러 가지 아주 고급스러운 차들이 많이 들어온다는 거죠. 그러면서 식자재나 이런 것들은 사실 부풀리기가 많구나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정준희 : 지금 그래서 보니까 사실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곳에서는 “24명이 닭 한 마리 나눠먹었다.” 이런 사례까지 있고 아이들이 “물죽 나왔다, 죽 안에는 물뿐이 없다.” 이런 식의 얘기도 있고 그런데 이런 게 가능한 일인가요?

▶ 서진숙 : 실제로 가능하죠. 왜냐하면 간식이나 이런 걸 먹고 나면 사진을 찍어서 포털이나 이런 데 공개를 합니다. 그런데 공개하는 사진과 실제 주는 사진이 다르면 그만인 거고 안에서 먹는 내용은 또 다른 내용인 거죠. 그리고 식단표와 실제 나오는 식사의 양, 간식의 내용 다를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보고는 투명하게 다 하고 있지만 실제 내용은 아닌 경우들이 있는 거죠. 그게 가능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뭐 얼마 전에 페이스북에 어떤 교사가 올린 사진을 보면 김장이어서 수육을 먹었다. 그런데 식단에는 그렇게 나왔지만 나온 반찬을 사진 찍어 보니까 새로 담은 김장만 준 거죠. 반찬이 딱 하나 김장김치였어요. 그런 사진이 올라오기도 하죠.

▷ 정준희 : 이렇게 먹는 문제, 사실 이거 굉장히 좀 아이들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니까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 말고도 비리가 천태만상일 것 같은데 또 다른 예가 있나요?

▶ 서진숙 : 일반적으로 교구 그다음에 특별활동과 관련된 리베이트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들어오는 얘기들도 그렇고 보면 “원장이 얼마 전에 교구사로부터 여우 목도리를 받았다.” 이런 얘기도 있고 그리고 저희가 3년에 한 번씩 평가인증을 받는데 평가인증 때에 미끄럼틀 큰 거를 하나 사놨는데 그러니까 기존에 있던 게 있었는데 그거를 사진만 바꿔서 새 기구처럼 부풀리기 영수증을 청구해서 새 교구를 샀다, 이렇게 하게 평가인증 때 좋은 게 들어왔는데 평가인증 끝나고 나면 다시 교구업체에 반납이 되는 거죠. 그런 경우도 있는 건데 그러면 그때 영수증은 그것들을 사고 구매했다고 영수증이 올라가지만 실제로는 아닌 거죠. 그래서 원장들이 직접 자신들이 리베이트 받았던 것들을 자랑스럽게 얘기하기도 한다고 해요.

▷ 정준희 : 이게 지금 문제 되고 있는 사립유치원 비리는 회계감사 결과를 보고하는 건데 그것도 제대로 적용 안 된 상태에서 그러면 회계감사나 이런 것들을 적용한다고 해도 사실 피해갈 수 있는 구멍도 굉장히 많을 것 같아요.

▶ 서진숙 : 그렇죠. 그러니까 저희 어린이집은 회계 시스템이 있어도 그거를 입력하고 그걸 보고하고 그게 포털에 항상 등록이 되어 있어요. 어느 어린이집의 운영비가 얼마고 인건비가 얼마고 쭉 누구나 열람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운영과 관련해서는 모르는 거죠, 그 내용과 관련해서는. 실제 그 안에서 부풀리기를 했다거나 영수증을 부풀렸다거나 그런 걸 잡아낼 수는 없고 그리고 어린이집의 원장이 물건을 기자재를 사죠. 기자재를 사거나 컴퓨터도 사고 에어컨도 사고 그런 거를 사지만 그걸 자기 집 거랑 바꿔놔요. 그러면 실제 그런 것들을 잡아낼 수는 없는 거죠. 부정 수급, 이런 걸 잡겠다고 하는데 부정 수급을 잡을 수는 있겠지만 부정 사용은 실제 안에 있는 교사들 외에는 알지 못하는 거예요.

▷ 정준희 : 그러겠네요. 이게 그러니까 형식적으로 뭔가 요건을 맞춘다고 해도 작심하고 피해가면 사실은 피해갈 수 있는 문제라 그래서 그런지 어린이집을 두고 ‘원장의 소왕국이다’, ‘일종의 보육 마피아다.’ 이런 표현들이 나오는데 충분히 짐작이 가요. 이게 아무래도 어린이집 비리가 이렇게까지 계속해서 심각함에도 감춰지는 그런 이유가 바로 이런 데에 있을 것 같은데 내부 고발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잘을 활성화되기 어렵겠죠.

▶ 서진숙 : 내부 고발이 어렵죠. 여기는 저희가 자격증을 가지고 운영되는 곳이고 원장들이나 교사들이나 다 비슷비슷한 학교, 비슷비슷한 양성화 이런 데에서 나왔기 때문에 네트워크가 되게 강합니다. 네트워크가 강해서 그 안에서 “저 교사는 내부 고발자야.”라고 하면 해고될 뿐만 아니라 그 바닥에서 다시 재취업이 어려운 거죠.

▷ 정준희 : 그렇죠. 매장되는 거죠.

▶ 서진숙 : 얼마 전의 보도에도 아동학대를 신고했던 교사가 해고됐고 그리고 초과 보육을 신고했더니 그 지자체에서 그 내용을 원장에게 알리자 그 사람이 해고되고 이런 일들이 보도되기도 하는데 이건 보도된 것일 뿐이지 일상적으로 이런 게 일어나는데 드러나지 않는 거죠. 드러낼 수도 없고.

▷ 정준희 : 그래서 정부가 급히 전수조사도 하겠다 그러고 집중 점검하겠다 그러는데 사실은 지금 급하니까 나오는 거지 또 똑같이 돌아가지 않을까하는 사실 그런 우려가 있거든요.

▶ 서진숙 : 맞습니다.

▷ 정준희 : 현장에서는 어떻게 보세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뭐가 필요한 건가, 진짜.

▶ 서진숙 : 사실 지금 이 문제가 딱 드러나면서 제일 많이 하는 얘기는 또, 또 지도 점검 들어와서 우리가 서로를 또 써야겠구나라는.

▷ 정준희 : 그렇죠. 더 힘들어지죠.

▶ 서진숙 : 교사들이 제일 먼저 나오는 게 “이런 사건 좀 안 터졌으면 좋겠다. 일이 너무 과중된다.” 이 얘기만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거는 현장에 있는 교사로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데 계속 이런 식으로 감사만 들어오고 그러기 위해서 원장들은 교사를...

▷ 정준희 : 닦달하고.

▶ 서진숙 : 그런 구조만 있다는 거죠. 그런데 실제로는 민원을 넣거나 문제가 있다고 내부 고발을 지자체에 하면 그게 바로 그다음 날 원장 귀에 들어가요. 원장 귀에 들어가서 그 교사가 원장 방에 불려가는 사건들이 생기는 거죠.

▷ 정준희 : 심각하네요.

▶ 서진숙 : 그리고 그 말을 한 민원인의 이름까지도 공개가 되는 경우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내부 고발 자체를 꿈꾸기 어려운 구조인 거죠. 그래서 내부 고발을 하더라도 이것들이 안전하게 보호되어야 한다는 측면이 있고 그리고 각 지자체마다 보육과 관련된 것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그리 많지 않아요. 서울만 해도 각 구에 한 명, 많은 곳은 두 명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실제로 관리 감독한다는 것은 조금 어려운 일이죠. 그리고 실질적인 부정 사용을 잡아내는 것? 더욱 어렵고. 그래서 내부 고발자들이 내부 고발할 수 있게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정준희 : 신뢰 관계 그리고 책임질 수 있는 그리고 보호해줄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제일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말씀 감사하고요. 현장에서 많은 고생 부탁드립니다.

▶ 서진숙 : 감사합니다.

▷ 정준희 : 현직 어린이집 보육 교사이신 서진숙 전국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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