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운 청춘 어떡해"..'강서구 PC방 살인' 현장 국화꽃 물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안타깝다. 안타깝다. 그냥 계속 안타깝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19일 오전 찾은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현장.
하지만 사건 현장에 앞에 놓인 국화꽃을 보고는 일순간 모두 진지한 표정이 됐다.
17일 청와대 국민소통광장 국민청원및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게재 3일만인 19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44만여명이 서명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물 한살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
추모 시민들 “철저 수사 촉구”
청와대 청원참여 44만명 돌파
“안타깝다. 안타깝다. 그냥 계속 안타깝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19일 오전 찾은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현장. 지난 14일 꽃다운 스물 한살 아르바이트생 신 씨가 숨을 거둔 자리에는 시민들이 남긴 국화꽃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잔인했던 그날의 흔적을 지우려 애쓴 듯 옅은 세제 냄새가 풍기는 현장에는 18일부터 국화꽃다발이 한 두개씩 놓이기 시작했다. 신 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드문드문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인근 H중학교 학생 세명은 등교길에 사건 장소를 찾아왔다. 그 나이다운 발랄함과 장난기가 어려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사건 현장에 앞에 놓인 국화꽃을 보고는 일순간 모두 진지한 표정이 됐다. 이들은 이내 눈을 감고 천천히 진심으로 신 씨의 죽음을 추모했다.
숨진 신 씨와 특별한 사연이 있냐고 묻자 “친구 형의 지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은 아무 사이도 아닌 그런 사이. 그런 K 군이 바라보기에도 숨진 신 씨의 죽음은 너무나 안타까운 비극이었다. K 군은 “형이 불쌍하다. 뉴스를 보고 이 장소를 찾아오는 것만으로도 무서운데, 직접 그런 비극을 당한 형은 얼마나 무서웠겠냐”고 애도했다.
함께 온 친구 L(14ㆍH중) 군도 두눈을 꼭 감고 기도했다. L군은 “안타깝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동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해당 건물에서 근무하는 인경희(67) 씨는 “내 자식이 예뻐서 남의 자식 예쁜 것도 너무 잘 알겠다. 그렇게 열심히 살던 훤칠한 청년을 마지막 모습도 제대로 못보고 보내줘야 했을 부모님 마음이 어땠을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인 씨는 “어제부터 국화꽃이 하나씩 늘어나더라. 바닥에 놓으면 흐트러지니까 모아서 올려뒀다”며 “이곳을 지나가면 마음이 아파서 난데 없이 손이 떨린다. 누구에게나 이런 불행이 찾아올 수 있는 세상이라고 생각하면, 이젠 젊은이들과 눈 마주치는 것도 괜히 무섭다”고 전했다.
신 씨의 죽음은 관련한 뒷이야기가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더 큰 안타까움과 슬픔으로 기억됐다.
숨진 신 씨가 사건 당일 PC방 매니저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그날의 터무니 없는 시비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해당 메시지에는 “7시 30분쯤 목에 문신을 하고 안경 쓴 손님이 자리 치워달라고 해서 치워주고 있었다. 갑자기 욕하면서 카운터까지 오더니 영업방해하고 경찰을 불렀다. 돈(1000원) 환불해주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했다. 나중에 다시 찾아오겠다고 하셨다”고 적혀있다.
신 씨의 안타까운 죽음은 청와대 청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청와대 국민소통광장 국민청원및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게재 3일만인 19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44만여명이 서명했다. 숨진 신 씨를 향한 추모와 피의자 김 씨를 강력처벌해달라는 요구가 모인 결과다.
한편 강서경찰서는 17일 살인 혐의로 김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4일 오전 8시 10분께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 신 씨를 30차례 이상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10여년 우울증약을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원순, 김어준 라디오 月 출연료 2000만원에.."충분히 못 줘"
- 류여해, "내가 바보 멍청이? 명품 대여 특혜 지적한 것"
- [단독]도심 한복판서 '동료 장애인 택배기사' 무차별 폭행..경찰 수사 착수
- 이광기 "아들, 천사가 됐길..죄짓는 느낌이었다"
- 지율스님, 조선일보 상대 최종 승소
- 강서구 PC방 살인 15분전..'나중에 다시 찾아오겠다' 메시지
- [영상] “장원영 머리매듭 중국 것” 신곡 뮤비에 中황당 악플
- ‘뉴진스 베끼기’ 이전 3000억원 ‘돈의 전쟁’…“K-팝 제작해도 20억원 벌기도 힘든데…”
- 한소희, 프랑스대학 거짓말 의혹…나영석에 불똥 왜?
- ‘탁구게이트’ 또 건드린 클린스만…韓교수 항의메일 “당신 칭찬 기사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