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많이 움직이면 짝짓기 타임" 농업 AI가 알려준다
돼지 기침 소리 채집해 건강 파악
유럽선 농업에 로봇공학 접목 활발
인력 없는 고품질 생산 가능해지나
이스라엘 낙농기술회사인 아피밀크는 이 기술을 인수한 뒤 소의 질병을 감지하는 장치로 발전시켰다. 소가 음식을 먹고 되새김질하는 평균 시간을 체크해 이 시간이 줄어들면 알려주는 것이다. 에든버러의 스코틀랜드농촌대학(SRUC) 소속 동물영양학자 리처드 듀허스트는 “소의 미묘한 행동 변화가 산독증 같은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 알아낸 뒤 목줄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로봇 공학과 감지 기술을 작물 생산과 목축업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ㆍ개발이 한창이다. 로봇식 농업 시스템을 적용한 농가에선 효율이 높아지고 생산이 지속 가능해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 바헤닝헨대는 파프리카 따는 기계를 연구 중이다. 컬러 카메라가 파악한 데이터를 해석하는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본 줄기가 아니라 파프리카가 달린 작은 줄기만 잘라내는 게 핵심이다. 자동주행 차량이 거리에서 사람이나 물체를 파악하는 원리로 수확 기계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자동화는 적정 수확 시기를 파악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과일이나 채소를 너무 일찍 따면 성장 기간을 놓쳐 손해가 난다. 너무 늦게 따면 저장 시간을 몇주가량 단축하게 된다. 독일 라이프니츠 농업기술ㆍ바이오 경제 연구소는 사과에 센서를 달아 크기는 물론이고 엽록소와 안토시아닌의 농도를 감지한다. 이 데이터가 사과의 성장 단계를 계산하는 알고리즘에 입력되는데, 수확 적기가 되면 재배자의 휴대전화로 알람을 보낸다.
이 연구소는 배와 감귤류, 복숭아, 바나나 등에도 센서를 설치했다. 체리 재배자를 위한 스마트폰 앱도 개발 중이다. 재배자들이 체리 사진을 찍으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장률과 품질 평가 점수를 계산해주는 방식이다.
루벤대 연구소는 사운드토크라는 회사를 통해 돼지 기침을 모니터링하는 장비를 선보였다. 돼지우리에 달린 마이크로폰이 기침 소리를 포착하는데, 농부나 수의사가 문제를 찾아내는 것보다 12일가량 일찍 파악할 수 있다고 버크만은 말했다. 사람의 스트레스 측정기를 소형화해 소귀에 달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하퍼 애덤스대 연구진은 1헥타르 면적의 보리를 사람이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재배·수확하는 실험을 할 예정이다. 로봇을 따로 개발하지 않되 기존 농가가 쓰는 트랙터 등에 자신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사용하기로 했다. 반 핸텐은 “로봇은 농업을 하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아직 많은 기술이 개발 단계이지만, 과거 IT 분야 등에서와 마찬가지로 농업 분야에서도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 관련 기사 네이처 Technology: The Future of Agri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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