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철수 논란 재점화..인천시 "부지 회수" 산은·노조 "총력 대응"

윤정민 2018. 10. 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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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법인 분리' 주총 통과 후폭풍
박남춘 시장 "주행시험장 땅 회수 검토"
'패싱' 당한 산은, 국감서 질타 예상

인천시가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계획에 반발해 임대해줬던 청라 시험주행장 부지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산업은행과 한국GM 노조 역시 한국GM의 법인 분리안을 의결한 주주총회를 원천무효화하기 위해 총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GM의 ‘철수 논란’이 반년만에 다시 점화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한국GM 주총이 열리던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조 등 시민사회의 동의가 있지 않다면 한국GM 측에 제공한 주행시험장 부지 회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시 서구 청라동에 있는 한국GM 주행시험장은 인천시가 2004년 GM대우에 빌려줬다. 41만㎡ 규모의 부지를 30년 무상임대에, 추가로 20년을 더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어서 당시 특혜 논란이 있었다.
한국지GM 주주총회가 열린 19일 오후 노조원들이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사 사장실 주 통로 앞을 점거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시장은 “인천시는 애초에 GM코리아(한국GM)가 인천의 자동차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에 매진해줄 것을 기대하며 부지 제공을 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현재 법인 분리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고. 타당한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2대 주주임에도 농성 중인 노조에 막혀 주총에 참석하지 못한 산업은행 역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산은은 강력한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법인 분리 안건의 주총 통과를 막지 못하며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2일 국정감사에서도 이에 대한 국회의 질타가 예상된다.

한국GM 사태와 관련해 국정조사를 요구했던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한국GM은 오래전부터 한국 시장 철수를 준비해왔는데 수많은 혈세를 쏟아부은 산은은 한국GM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갖고 있지 않다"며 "한국GM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식하고, 정부기관 등이 나서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0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답변하는 모습. 변선구 기자

산은은 앞서 입장문을 통해 “이번 주총은 하자가 있는 주총”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개최되지 않았고, 산은이 주주권 행사를 위해 현장에 갔음에도 한국GM은 산은을 주총에 참석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주총을 막기 위해 본사 사장실 등을 물리적으로 봉쇄했던 노조 역시 총력전을 펼치기로 했다. 노조는 “2대 주주(산은)가 참여하지 못한 채 확정된 법인분리 의결은 원천 무효”라며 “모든 동력을 투입해 법인분리 분쇄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다음 주 총파업 일정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GM은 단호하다. 법인 분리 절차에 하자도 없고 빠른 시일 안에 강행하겠다는 일관된 입장이다. 한국GM은 지난 7월 법인 분리 계획을 밝히며 “한국GM 위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반대가 있더라도 반드시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법인 분리 없이는 글로벌 시장에 판매될 차종 개발을 진행할 수가 없다”며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며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국GM을 둘러싼 갈등이 거세지면서 회사의 정상화와 차량 판매 회복은 더 멀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인 지난 3월 쌍용차에 월별 내수 판매 3위 자리를 내준 뒤 한 번도 되찾지 못했다. 지난달 말 기준 누적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5.1%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한국GM 협력사와 대리점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GM 차량을 판매하는 전국대리점연합회는 19일 “한국GM 철수설로 전국 302개 대리점 중 현재 20여개 대리점이 폐업했고 지금도 폐업이 진행 중”이라며 “그러나 회사는 무성의한 미봉책만 제시할 뿐 상황극복의 의지나 능력이 없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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