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선일보가 세게 도와줘"..朴 정부, 한은 '금리인하' 개입

최형원 입력 2018. 10. 21. 21:20 수정 2018. 10. 2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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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정부가 한국은행에 금리 인하를 압박한 정황이 담겨있는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KBS가 입수했습니다.

보수 언론에 기사를 청탁해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한국은행을 비판한 건데요.

같은달부터, 한국은행은 여섯차례에 걸쳐 금리를 계속 내려 청와대와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리포트]

2015년 3월, 한국은행은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대로 인하했습니다.

[이주열/한국은행 총재/2015년 3월 : "성장세가 당초 전망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물가상승률도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서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금리 인하 직전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과 정찬우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 이 문제를 사전 논의한 사실이 안 수석 휴대전화에 남아있었습니다.

2015년 2월 정 부위원장은 안 수석에게 "강효상 선배와 논의했다"면서 "기획기사로 세게 도와주기로 했고, 관련 자료를 이모 씨에게 이미 넘겼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당시 조선일보 편집국장이었고 이모 씨는 같은 신문의 경제부 차장급 기자였습니다.

조선일보는 이 기자 이름으로 2015년 3월 2일과 3일에 걸쳐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한국은행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연속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기사가 나가자마자 정 부위원장은 "조선이 약속대로 세게 도와줬으니 한은이 금리를 50bp, 즉 0.5%p 내리도록 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안 수석에게 다시 보냈습니다.

실제로 한은은 같은 달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p 내렸고, 석 달 뒤 0.25%p를 더 낮췄습니다.

[김경협/더불어민주당 의원/기재위원 : "한국은행이 여러 경제주체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 아니라 특정세력, 정권실세의 외압에 영향을 받았다면 한은의 독립성이 훼손된 중대한 사안입니다. "]

한편, 강효상 의원은 정부 측으로부터 기사 청탁이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며,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기사가 작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최형원기자 (roedie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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