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에 불지른 '생떼'.. 한유총, 아군이 없다

이도경 기자 2018. 10. 22.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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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사립유치원을 향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

사립유치원들의 생떼가 기름을 끼얹는 상황이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내놓은 대응 논리 가운데 빈축을 산 대표적 예는 '사립유치원 교육공무원보다 훨씬 깨끗해!'란 20일 보도자료다.

비리 공직자를 단죄하는 건 당연하지만 지금 사립유치원이 주장할 일은 아니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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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이 공무원보다 깨끗' 한유총이 내놓은 보도자료 역풍

비리 사립유치원을 향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 사립유치원들의 생떼가 기름을 끼얹는 상황이다. 방조범으로 지탄받고 있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정치권은 ‘내 코가 석 자’여서 강공 모드다. “이참에 뜯어고치자”는 교육부 기류도 과거 없었던 일이다. 이에 국공립 유치원 확대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힘을 얻고 있다. 사립유치원을 대수술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내놓은 대응 논리 가운데 빈축을 산 대표적 예는 ‘사립유치원 교육공무원보다 훨씬 깨끗해!’란 20일 보도자료다. 공금횡령·유용으로 징계받은 교육공무원 77명 명단을 공개하라는 주장이 담겼다. ‘물귀신 작전’ ‘적반하장’이란 평가를 받았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21일 “그런 전략이 통할 것으로 생각한 것 자체가 사립유치원 수준과 국민의 괴리된 인식을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비리 공직자를 단죄하는 건 당연하지만 지금 사립유치원이 주장할 일은 아니란 지적이다.

누리과정 지원금을 학부모에게 직접 지급하란 주장도 ‘꼼수’로 지탄받고 있다. 원아 1인당 29만원인 누리과정 지원금은 유치원으로 지급되고 있다. 앞으로 학부모 계좌로 입금해 학부모들이 유아 교육기관을 선택하도록 하라는 주장이다. 사립유치원들은 국고 지원에 따른 감독을 피할 묘수로 보는 듯하다.

얼핏 타당해 보이지만 대다수 학부모들은 국공립과 사립을 골라 보낼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국공립 유치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국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은 25.5%에 불과하다. 서울 18%, 부산 15.8%, 광주 18.3%, 대구 17.5% 등 유아 교육 수요가 많은 대도시권은 평균을 밑돌고 있다. 국공립이 부족한 이유로는 사립유치원의 저항이 첫손에 꼽힌다. 국공립 확대를 막아놓고 선택권 운운하는 건 기만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사립유치원이 자영업이므로 수익 추구는 당연하다는 주장에는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사립유치원들은 평소 유아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므로 국공립 수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학부모에게는 교권을 존중하라고 했다. 하지만 돈 씀씀이와 관련해서는 자영업자라고 주장한다. 재주껏 수익을 내서 명품 가방을 사든 성인용품을 사든 무슨 상관이냐는 논리다. 교육계에선 “평소엔 교육자, 돈 벌 때는 자영업자인가”라는 비판이 나온다.

학부모 호응도가 높은 ‘처음학교로’를 거부하는 뜻도 굽히지 않고 있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지원과 추첨을 ‘원스톱’으로 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지난해 국공립은 100% 도입했지만 사립은 2.8% 수준이다. 사립유치원들은 학부모에게 설명할 기회가 봉쇄된다는 이유로 거부한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밤새 줄 서는 불편을 감수하라는 뜻”이라며 분통을 터뜨린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처음학교로를 이용하지 않는 사립유치원에 재정지원을 줄여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한유총은 국가회계 시스템 ‘에듀파인’ 도입을 거부하며 사립유치원만을 위한 회계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는데 ‘시간 끌기’ 혹은 ‘감시 거부’란 싸늘한 반응이 돌아오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에선 단골 투쟁 수단이던 집단 휴원 카드도 꺼내기 어려워 사립유치원으로선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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