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찔러요, 빨리 와야해요" 긴박함 드러난 녹취록 공개

한영혜 2018. 10. 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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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PC방 사건 신고 녹취록 공개
김성수 동생 "손님에 욕해" 첫 신고
뒤 이어 피해자 신씨도 경찰에 전화
경찰, 현장서 다툼 말리고 바로 철수
30분 후 시민 신고 "싸움났다 피난다"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성수(29)가 22일 오전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로 이송되고 있다. 김성수는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의 PC방에서 서비스가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경찰은 이날 김성수의 얼굴과 성명, 나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뉴스1]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발생한 아르바이트생 흉기 살인사건은 경찰이 첫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다가 돌아간 지 30분도 안돼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입수한 당시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경찰에 처음 신고가 접수된 것은 오전 7시38분이다.

신고자는 피의자 김성수(29)의 동생으로, 아르바이트생 신모(21)씨가 자신들에게 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동생은 “아니, 일을 크게 키워”라며 신고전화를 시작해 “누가 지금 손님한테 욕하고 있어요. 게임하고 있었는데 이거 닦아달라고 손님이 얘기를 했더니 인상을 팍 쓰면서 말싸움이 붙었는데 욕설하고 이러니까…”라며 경찰 출동을 요구했다. 이에 경찰은 7시43분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인 7시42분에는 신씨도 신고전화를 해 “손님이 계속 와서 욕설하고 하거든요. 좀 와서 어떻게 해주셨으면 좋겠는데”라고 말하다 “잠시만요. 경찰 오셨네요”라며 전화를 끊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다툼을 말리고 곧바로 철수했다. 그러나 이후 30분도 채 지나지 않은 8시13분, 시민 두명이 연달아 다시 신고전화를 걸었다.

첫번째 시민은 “PC방인데 지금 싸움 났어요. 빨리요, 피나고”라며 전화를 걸어 “빨리 와주세요”라는 말을 네 번이나 반복했다. 두번째 시민 역시 “지금 칼 들고 사람을 찌르고 있거든요. 저희는 지금 지나가다 봐서 바로 신고하는 거거든요. 지금 계속 찌르고 있으니까 빨리 와야돼요”라고 말했다.

경찰이 “누가요?”라고 반문하자 신고자는 “빨리 오시면 돼요, 그냥”이라며 상황의 긴박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경찰은 시민들의 신고전화를 받고 2분만인 8시15분에 현장에 다시 도착했지만, 이미 참변이 벌어진 후였다.

강병원 의원은 7시43분에 처음 현장에 도착했던 경찰이 자리를 뜨지 않았다면 30분 뒤 살인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경찰 출동에서 사망까지 30분 사이에 한 젊은이가 목숨을 잃는 참담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구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하는 안타까움에 국민들도 공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은 이번 사건과 같은 전형적인 분노 범죄를 막고 선량한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대응 매뉴얼을 다시 짜야한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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