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 가짜뉴스 규제에.. 友軍인 민변·민언련까지 반대
여당이 추진하는 '허위조작정보(가짜 뉴스) 유통 방지에 관한 법률안'이 좌파 시민단체 등 친여(親與) 진영 내부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대북(對北) 정책이나 세월호 문제,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등 주요 이슈마다 여권과 보조를 맞춰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등의 단체들마저 "가짜 뉴스 대책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등을 돌린 것이다. 반면 정부의 가짜 뉴스 대책 이후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급증하는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친여 시민단체들마저 등 돌린 가짜 뉴스 대책
23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허위조작정보 유통방지법'은, 가짜 정보를 '정부기관 등에서 명백하게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정보'(법안 2조 제1호)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나서서 획일적 잣대로 가짜 정보를 없애자는 것은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억압"이라고 비판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16일 법무부가 '알권리 교란 허위조작정보 엄정 대처 방안'을 발표한 직후 "정부가 가짜 뉴스를 예방한다는 취지를 넘어,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이용자의 표현 자유까지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다"며 "사회적 합의 없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큰 대책은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人權)과 경제 정의, 언론 자유 등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온 이들은 국가가 직접 가짜 뉴스를 규정하고, 고소·고발 없이도 이른바 인지 수사를 할 수 있게 한 조항들이 '악법(惡法)'의 소지가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민변은 "비(非)언론 기관이 보도를 가장해 허위 정보를 유포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법무부에 대해 "언론 기관이 아닌 행위 주체를 합리적 이유 없이 언론 기관과 차별해 평등권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여권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제윤경 민주당 의원은 "허위·조작 정보의 기준이 정부가 듣기에 불편한 정도에 따라 판단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절대선'이라고 기준을 잡고 허위·조작을 판가름하는 것은 국민 보기에 불편할 것"이라고 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민주국가에서 국가가 가짜 뉴스를 잡겠다는 발상부터 잘못됐다"며 "문재인 정부는 끝날 때까지 '가짜 뉴스'의 정의조차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 교수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권력자나 정치인을 말에 의한 '명예훼손' 피해자로 보는 것은 매우 심각한 발상"이라며 "과거 정부에서 인권·시민사회단체가 총집결했던 '표현의 자유를 위한 연대'를 다시 구성해서 대응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보수 1인 유튜브 방송 구독자는 더 증가
정부의 가짜 뉴스 대책이 여권 내부에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사이, 보수 우파 유튜브엔 사람들이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월 평균 6000~8000명 정도씩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던 이 채널들의 경우 8월 이후 구독자가 급증했다. 정규재 TV(구독자 27만5600명)의 경우 9월 한 달간 2만3024명이 순증했고, '신의 한수'(25만명)는 이보다 더 많은 3만2129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자유한국당 원내 논평을 통해 일부 내용이 알려진, '문재인 대통령 건강이상설' '문준용씨 취업 특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북한 기습남침 지원설' 등 여당이 의혹 유포의 진원지로 지목한 유튜브 채널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는 역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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