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기도가 공사단가 낮추면 일자리 2만8000개 줄어"
김충령 기자 입력 2018. 10. 25. 03:09기사 도구 모음
"수도권 외곽과 지방 시장에선 미분양이 쏟아지는데 서울 집값이 오른다고 자꾸 시장 규제책만 쏟아 내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대한민국에 서울만 있는 것도 아닌데."
유 회장은 "100억원 미만의 공사에 대해서도 낮은 시장 단가를 적용한다면 건설 부분은 물론 유관 산업 분야까지 합쳐 일자리가 2만8000개 줄어들 것"이라며 "경기도가 당장 수십억원 이익을 볼 수는 있어도, 종국에는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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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강남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이하 건협)에서 만난 유주현(65) 회장은 "지방 건설 경기 침체로 소규모 건설업체들의 도산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정부는 서울 강남 집값과 씨름하기에만 바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건설업계 상황을 '삼중고(三重苦)'라고 표현했다. "주택 시장이 전체적으로 냉각된 데다, 인프라 건설에 투입할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공공 공사 단가 인하 압박까지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7122가구에 불과했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올해 8월엔 1만2699가구로 78%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건설사들도 줄줄이 분양을 연기하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데다, 이미 분양을 받은 이들마저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유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또 수도권 외곽 위주로 주택을 공급하려는 정부 계획이 타당한지 의문"이라며 "정부가 지금 시내 재건축·재개발을 '투기' 관점에서만 다루며 정책 선택안에서 아예 배제하고 있는데, '공급'이라는 순기능과 종합적으로 득실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건설업 위기와 관련, 유 회장은 "우리 업계도 그동안 너무 주택 사업에 안주한 측면이 있다"며 "위기를 뚫고 나가려면 무엇보다 건설사가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사업·토목공사 등 전통적인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 임대 사업과 대규모 부동산 개발을 예로 들었다. 유 회장은 "특히 주택 임대 사업은 주택 시장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안정적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환경·에너지·관광분야 등에서 건설업이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회장은 최근 경기도의 소규모 공공 공사 단가 인하 계획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했다. 경기도는 현재 100억원이 넘는 대규모 공공 공사에만 적용되는 건설 단가인 '표준 시장 단가'를 100억원 미만 공사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소규모 공공 공사에서 건설사가 가져가는 공사비가 평균 18% 줄어든다.
경기도 측은 '예산 절감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유 회장은 "지난 10년간 공공 공사를 위주로 하는 토목업체 수가 30.1% 감소했고, 38%는 적자 상태"라며 "여기서 다시 4~5%를 더 깎는다면 견뎌낼 건설사가 없다"고 했다.
유 회장은 "100억원 미만의 공사에 대해서도 낮은 시장 단가를 적용한다면 건설 부분은 물론 유관 산업 분야까지 합쳐 일자리가 2만8000개 줄어들 것"이라며 "경기도가 당장 수십억원 이익을 볼 수는 있어도, 종국에는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경기도를 제외한 광역지자체 16곳은 100억원 미만 공사에 표준 시장 단가를 적용한다는 경기도 방침에 모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표준 시장 단가 자체가 대형 공사를 기준으로 단가를 산출하기 때문에 중소 공사에 직접 적용하기 어렵고, 공사비를 지나치게 낮게 반영하면 품질저하·안전관리 부실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 회장은 "경기도가 계속 공사 단가 낮추기를 추진한다면 소규모 공공 공사에 대해서는 표준 시장 단가 적용을 금지하는 법 제정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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