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 "미 군함이 페르샤만에서 압수한 밀수무기는 이란제"

유엔조사단 전문가들, 미 구축함 보관 소총 2500정 감정
"이란이 예멘 반군 무기지원"주장 뒷받침

【 미 제이슨 던햄 선상 ( 페르샤만)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예멘으로 밀수입되는 것으로 보이는 방대한 분량의 AK-4 소총 (사진)을 압수한 미국 구축함 USS 제이슨 던햄의 갑판 아래에는 이 소총 2500정이 가득 실려있어 밀수 무기의 단속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유엔조사관들은 25일(현지시간) 이 미사일유도 구축함에 승선해서 지난 7월 말에 이 함정이 압수한 소총들을 조사한 뒤, 이를 이란산 무기인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이란이 바다 건너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에게 무기를 공급한다며 비난을 해왔다. 시아파 반군은 2014년 9월부터 예멘의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있다. 하지만 예멘을 둘러싼 광대한 수역에서 무기 밀수선을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어서, 미군 측은 최근 몇 년 동안 가까스로 한 줌의 무기류만을 압수했을 뿐이다.

스콧 스티어니 함장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 이곳 해역은 거대한 해상교통의 병목과 같아서 해역의 구분도 없고 사람들이 뚫고 다닐 수 있는 지도의 선 같은 것도 없다"고 무기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번 압수 무기가 이란의 짓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답변을 거절했다. 다만 "유엔 조사관들은 이란, 예멘, 소말리아 일대의 불법 무기에 정통한 전문가들"이라고만 대답했다.

이번 무기는 제이슨 던햄호가 이 곳을 순찰하던 중 예멘 해안에서 70마일 떨어진 해상의 한 선박에서 소형 보트로 옮겨 싣고 있는 것을 적발해 압수한 것이다. 해군은 이 보트의 선원들을 조사한 결과 밀수품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배를 멈추게 한 뒤 무기들을 압수했다.

이 배의 사령관 존 해밀턴 함장에 따르면 소총들은 4~5개씩 묶은 채 비닐봉지에 싸서 스티로폼 상자에 넣은 채 다시 초록색 큰 비닐백에 감춘 채 실려있었다.

24일에는 몇 명의 기자들에게 이 소총이 공개되었고, 총들은 거의 2개월 동안 해상에 있어서 일부 녹이 슨 상태였다. 이 무기들은 모두 포장이 벗긴 채 한 군데에 쌓여서 유엔 조사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기를 싣고 온 다우선의 선원들은 처음엔 밀가루부대라고 우겼지만 조사 결과 거짓말임이 드러났다고 현장조사를 지휘한 에이단 크루스 미 해군대위는 말했다.

미국은 그 동안 이란이 후티 반군에 무기를 공급한다며 비난해왔지만 이란 정부는 이를 부인했었다. 지난 해 12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예멘에서 회수한 미사일 잔해를 메릴랜드주의 한 군 부대에서 가져다가 "이란의 부인할 수 없는 불법행위의 증거"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들 대부분은 사우디의 리야드 국제공항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헤일리는 말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2015년부터 아랍국가들의 연합군을 이끌며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에 대항해서 예멘 정부군을 후원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공습으로 예멘에서는 수많은 학교, 병원, 결혼식장이 폭격을 당해 수 천 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후티 반군은 사두이 영토내에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보냈고 홍해의 선박을 목표로 발사하기도 했다.

cm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