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박정희에 침 뱉던 내가 이제는 꽃을 바친다"

유성운 2018. 10. 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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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침을 뱉던 제가, 이제는 당신의 무덤에 꽃을 바친다”며 회한의 심정을 적었다. 이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39주기 추모제가 열린 날이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 [중앙포토]
김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39년 전 오늘, 저는 출근길 지하철 바닥에 뿌려지는, ‘박정희 대통령 유고’ 호외를 보며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민주화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전 지사는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당신의 3선 개헌 반대 시위로 무기정학을 받았으며, 교련반대, 유신반대로 대학을 두 번 쫓겨났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경부고속도로가 히틀러의 아우토반처럼 독재 강화수단이라는 선배들의 가르침대로 반대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는 “그러나 36년 뒤 제가 도지사가 되어서야, 경기 북부지역 발전을 위해 고속도로가 필수적임을 깨닫고, 당신의 선견지명에 반대했던 제가 부끄러웠다”고 과거와 달라진 인식을 밝혔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 페이스북
또, “마이카 시대를 외치던 당신을 향하여, 히틀러 나치 독재의 ‘폭스바겐’식 선동이라며 우리는 반대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우리나라가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이 되었습니다. 제철, 자동차, 조선, 중화학, 전자, 당신은 최고의 산업혁명가였다. 포항, 울산, 구미, 창원, 당신은 최고의 도시계획가니다. 고속도로, 지하철, 항만, 공항, 당신은 최고의 국토건설자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면 된다’던 당신을 향하여, ‘할 수 없다’고 침을 뱉던 제가, 이제는 당신의 무덤에 꽃을 바친다”고 남겼다.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 인근 역사자료관 부지에 2011년 시민 성금으로 세워진 ‘박정희 대통령 동상’. [장세정 기자]
김 전 지사는 “당신의 꿈은 식민지시대의 배고픔과 절망에서 자라났지만, 역사를 뛰어넘었고, 혁명적이었으며, 세계적이었다”며 “당신의 무덤에 침을 뱉는 자조차도, 당신이 이룬 기적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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