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국제사회 폐기 요구한 北생화학무기 위력은

양낙규 2018. 10. 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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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해당지역에서 반발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주피터 프로젝트는 미군의 생화학무기 방어 전략이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독일과 호주, 일본 등 35개국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촉구하는 공동결의안을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ㆍ국제안전 담당)에 잇달아 제출했다. '핵무기 완전 철폐를 향한 새로운 결의를 담은 공동행동 결의안'은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6월 12일 미북정상회담을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긍정적인 조치로 환영한다면서 북한에 한국 및 미국과 정상회담에서 한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생화학무기와 대량살상무기(WMD), 탄도미사일 폐기까지 주장하고 있다. 이달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ㆍ아셈)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확인됐다. 아셈 정상들은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의 생화학무기를 언급한 것은 무차별적이면서도 광범위한 살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비핵화 과정에서 '협력적 위협감소(CTR)' 프로그램으로 생화학무기를 제거했던 우크라이나처럼 '완전한 비핵화'의 조건에 생화학무기 폐기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유다.

북한은 그동안 생화학무기 폐기요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5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생화학무기 폐기가 의제로 거론되자 남북 고위급 회담 일방 취소, 실무접촉을 위한 미국 측 연락에 응답을 거절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신(新)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생화학무기를 거론하기도 했다. 미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마련한 새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핵무기로 미국인 수백만 명을 죽일 수 있는 역량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개발에 수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핵탄두에 생화학무기를 장착할 경우 미국 본토가 직접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와 관련 합동참모본부는 '북 생화학무기 대응능력 분석을 위한 방법론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용역을 지난해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북한이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VX가스 560kg을 스커드 미사일에 실어 서울 도심을 타격할 경우 최대 20만명 이상의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발간하는 '동북아안보정세분석'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화학작용제 2500~5000t을 전량 화학탄으로 만들면 62만5000발에서 최대 125만발까지 제조할 수 있다. 이는 화학탄 1발당 화학작용제 소요량을 4kg으로 계산한 것이다. 화학작용제 5000t은 서울시 면적의 4배인 2500㎢를 오염시킬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북한의 생물학무기를 감지할 수 있는 우리 군의 능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생물무기를 감지할 수 있는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것은 물론 백신도 부족한 형편이다.

우리 군이 북한의 생물학무기를 감지할 수 있는 장비는 생물독소감시기체계, 생물학정찰차, 휴대용 무기진단킷 3종류다. 하지만 생물독소감시체계는 물질을 감지하고 성분을 분석하는대만 2~3일 소요된다. 군은 생물독소감지기를 2014년부터 주요작전시설과 항만, 비행기지등에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예하의 화학방어연구소는 13종을 모두 분석할 수 있지만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북한의 생물무기 13종류 중에 생물학정찰차는 4종류, 휴대용 무기진단킷은 7종류만 감지할 수 있다.

화학전에 대비한 대비물자도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군은 북한의 생물학전에 대비해 백신 3종류와 항생제 2종류를 보유하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탄저 백신은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탄저균은 감염력이 크고 치사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 두창 백신은 27만 1100명분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국방부는 10년 전부터 미측에 탄저균 백신 구입을 문의했지만 물량이 부족하고 해외에 판매한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일각에서는 북한의 생화학전 대비책과 동시에 선제공격을 준비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미는 그동안 대비태세 강화를 목적으로 실시해온 방식을 탈피해 평양의 영변 핵시설과 주요 지휘부 시설, 북한 전역에 있는 주요 미사일 기지만을 골라내 '족집게식'으로 타격하는 연습을 집중해 왔다. 합동요격지점(JDPI) 700개를 선정해 가상으로 공격하는 훈련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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