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정부, 이주민 캐러밴에 "저지 : 도움" 의견 갈려
【 타파나테펙( 멕시코)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 국내에서 미국 국경을 향해 행진하고 있는 중미 이주자의 캐러밴 행렬을 중지시킬 것인지 이들을 도와 국제사회에서 인권국가의 이미지를 빛낼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는 듯이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이미 멕시코에게 이 캐러밴 행렬이 국경에 도착하지 못하도록 막아 달라고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토요일인 27일 새벽에 100여명의 멕시코 연방 경찰이 시위진압복과 장비를 갖춘 채 멕시코 남부의 지방 고속도로를 막고 이주자들에게 북쪽 미국 국경까지의 길고 힘든 여정을 계속하지 말고 멕시코에 난민 지위 신청을 하라고 독려했다.
하지만 경찰은 멕시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나온 대표들이 그 곳 지방 고속도로에는 수많은 이주민들이 피신처를 제공받을 장소도 없고 그늘이나 화장실 조차 없다고 반대하면서 설득에 나서자 캐러밴을 계속해서 가도록 허용했다. 캐러밴의 이주자중에는 이 행진이 온두라스의 산페드로 술라에서 처음 결성된 이후로 2주일 이상 계속해서 걷고 있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데 이 날 캐러밴이 다시 북으로 향하는 행진에 나선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정부 관리들이 처음으로 직접 현장에 나와서 타는 듯한 폭염 속의 고속도로를 따라 식수를 제공하기도 하고, 트럭들을 동원해 이민자들을 태워주기 시작했다.
멕시코의 이민 보호기관인 그루포 베나의 마틴 로하스 요원은 자기와 동료들은 자기네 전용 트럭들을 동원해서 캐러밴에서 낙오한 사람들을 대열에 합류시키는 일을 돕는 계획을 실행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상자들도 있고 기절하는 사람도 많다"면서 캐러밴이 밤을 보내기로 되어 있는 타파나테펙까지 여성들과 아이들을 트럭으로 태워다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0도 가까운 폭염 속에서 뜨거운 도로위를 비틀거리며 걷고 있는 이들을 발견하고 수송대를 파견했다고 말했다.
멕시코 정부의 이민 수용제안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이주자들은 미국 국경까지 가기로 결심하고 있는 것같다.
엔리케 페냐 니예토 멕시코 대통령은 26일 " 유 아 홈"( You are home )이란 타이틀의 새 프로그램을 발표, 중미 이주자들에게 멕시코의 미국 국경에서 먼 치아파스 주나 오악사카 주에 이민신청을 하면 주택과 의료혜택, 학교교육과 취직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멕시코 내무부도 이미 이 계획에 따라 111명의 이민들에게 임시 신분증 번호가 주어졌다고 발포했다. 이 자격증은 CURP로 불리며 멕시코에서 거주, 취업이 가능하다. 신청자 중에는 임산부, 어린이들, 노인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미 보호소에서 돌봄을 받고 있다고 내무부는 밝혔다.
잔인한 폭염과 뜨거운 길 위에서 남편과 8세 아들과 걷고 있던 알레한드라 로드리게스(26)는 지금 상태에서 건강보험과 취업등 멕시코의 유혹은 참기 어렵지만 그래도 새로운 삶을 위해 더 참고 북쪽으로 더 행군하는 편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의 취업기회가 남부에서는 매우 적은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멕시코 관리들은 캐러밴을 호의와 적대감이 뒤섞인 태도로 맞고 있다. 어떤 소도시 시장들은 이주자들에게 환영을 잠자리를 마련해주고 음식과 캠프 사이트도 제공하고 있지만, 어떤 곳에서는 이주민들의 차량탑승을 거부하거나 더 작은 집단이 캐러밴에 합류하는 것을 막고 있다.
연방 이민국의 한 관리는 26일 300명의 온두라스인과 과테말라인들이 멕시코 국경에서 불법입국혐의로 체포되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캐러밴의 본류와는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백주에 국경을 걸어서 넘었다.
이 캐러밴은 아직도 미국 텍사스주 매캘런의 국경까지는 1600km,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티후아나 까지 가는 4000여명에게는 그 보다 두배의 거리를 남겨두고 있다.
올해 캐러밴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의 대상이 되어 국방부는 국경수비대에 수백명의 추가 군병력 파견을 허락했다. 미국 정부는 11월 6일 중간선거에 이들 이주민의 캐러밴 문제가 끼여들지 않도록 사전에 방비하고 있다.
공화당 진영의 선거 유세 집회에서 트럼프는 이 캐러밴과 불법 이민에 대한 공포를 유발하기 위해 이주자 행렬에 갱단원들과 '중동인들'이 섞여 있다는 말까지 했지만, 나중에 거기에 대한 증거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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