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주식시장, 성난 투자자들..'분노의 청원'

오주연 2018. 10. 2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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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참모들과 긴급대책회의라도 하는 모습을 보여달라."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해달라." "주식 시장 좀 살펴달라."

청원글에서는 "2009년 이후 국민연금은 주식대여로 공매도 세력을 키워왔고 이들 세력은 국내 주식시장의 건전성을 해치고 있다"면서 "부동산이 아니라 미래가치가 큰 기업에 투자해 함께 성장의 과실을 나누려는 500만 개인투자자들은 무기력한 국내 주식시장의 현실과 금융당국의 무책임에 절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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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활성화 대책 마련" 등 정부 대응책 촉구에 나선 개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공매도 관련 글 총 2213건
정부 무대응에 비난 목소리
주식카페 글엔 불안감 팽배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경제 참모들과 긴급대책회의라도 하는 모습을 보여달라.”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해달라.” “주식 시장 좀 살펴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이다. 국내 증시의 날개없는 추락에 성난 투자자들의 비난의 화살이 정부를 향했다. 코스피가 4일 연속 연중 최저치로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뒷짐진 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애널리스트들까지 매주 코스피 하단을 낮추고 있다보니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매도’와 관련한 글이 총 2213건 올라와 있다. 전주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일주일 사이에만 123건이 등록됐다. 대부분 공매도를 없애고 주식활성화 정책을 만들어달라는 청원이다.

‘주식시장이 침몰하는데 대책을 세워달라’는 글에는 나흘만에 2만2766명이 참여했다. 청원글에서는 “경제성장률·기업실적·환율·유가 등을 포함해 모든 경제지표가 모여 돌아가는 주식시장이지만 정부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며 “주식활성화 대책 등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주식시장 폭락이 미중 무역전쟁, 금리인상 등의 영향 뿐만 아니라 공매도 탓이라는 의견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달 1일 청원이 시작된 ‘국민연금의 주식대차 폐지하라’는 글에는 10만1515명이 동의했다. 청원글에서는 “2009년 이후 국민연금은 주식대여로 공매도 세력을 키워왔고 이들 세력은 국내 주식시장의 건전성을 해치고 있다”면서 “부동산이 아니라 미래가치가 큰 기업에 투자해 함께 성장의 과실을 나누려는 500만 개인투자자들은 무기력한 국내 주식시장의 현실과 금융당국의 무책임에 절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밖에도 최종구 금융위원장 해임을 촉구한다는 글부터 경제팀 전원을 교체해달라는 요구에 이르기까지 강도높은 ‘원성’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답변을 받기 위해서는 30일간 20만명 이상이 추천해야하지만 아직까지 인원을 충족한 글은 없다. 이에 한 청원자는 “국민연금주식대여 금지 청원글이 91개 올라왔는데 청원글을 다 합치면 20만명이 되지 않겠느냐”며 같은 주제로 올린 91개의 글들과 각각의 참여자수를 적어 게시하기도 했다.

주식투자카페 등에도 불안감을 알리는 글 투성이다. ‘손절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서부터 ‘힘들다’, ‘손실이 -40%를 넘었다’, ‘욕 나온다’는 등의 주식투자 관련 부정적인 단어들이 많아졌다. 올해 주식을 시작했다는 한 투자자는 “지난 6월에 손실이 확정났었지만 국내 증시가 곧 반등을 줄 것이라고 보고 지금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손실이 그새 3배가 됐다”며 “중형차 한 대 값과 맞먹는 수준이라 가족들에게 말도 못하고 끙끙 앓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2350선에서 시작한 코스피가 한달새 300포인트 넘게 빠지는 급락장을 연출하다보니 정부를 향한 비판의 글들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 26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주식시장 급락에 대해 금융위기 징후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무차입 공매도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늦었다’는 평가다. 회원수 70여만명을 보유한 한 주식카페에는 “증시 징조가 안좋았을 때 미리 대처를 했어야하는데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올라오기도 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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