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글로벌 경제] 대륙의 '돈 자랑'..빈부 격차의 현주소?

KBS 입력 2018.10.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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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 뭔가요?

[답변]

네, 먼저 제가 준비한 사진부터 보실까요?

차에서 내리다 넘어져 있는 한 여성.

그리고 그 주변에 가방과 액세서리가 널려 있습니다.

얼핏 사고가 난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 연출된 상황인데요.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상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인증샷'입니다.

일종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섭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고가의 소지품만큼 돈이 많다는 걸 자랑하는 겁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방, 시계, 화장품 등 비싼 물건을 바닥에 쏟아둔 채 엎드려 있기만 하면 됩니다.

폴링 스타 챌린지 (Falling stars challenge), 중국말로는 '솬푸타오잔(炫富挑战)'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2주 동안 중국 웨이보에 달린 관련 해시태그만 23억 건에 달합니다.

[앵커]

누군가의 '돈 자랑'은 빈축을 살 수도 있는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자신의 재력과 소비력을 뽐내고 싶어 하는 중국 젊은 부자들의 욕구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인데요.

그런데 대륙의 돈 자랑,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최고 금수저'로 불리는 왕쓰총이 대표적이죠.

왕쓰총은 자산 규모가 37조 원이 넘는 중국 완다그룹 회장 왕젠린의 외아들인데요.

섬을 통째로 빌려 초호화 생일 파티를 열기도 하고,

자신의 반려견에게 신형 스마트폰 8대를 선물하는 모습 등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시민 : "전혀 재미있어 보이지 않네요. 그저 조회수를 늘리고 싶은 것이겠죠. 고급 승용차나 예쁜 여자들 사진이 대부분이에요. 블로거들이나 즐기는 놀이예요."]

[앵커]

이른바 '부자 인증 놀이'에 대한 중국 내 여론이 썩 좋진 않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최근 SNS에는 이들의 돈 자랑을 비꼬는 듯한 사진들도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보통은 자신들의 직업과 관련된 물건들을 활용합니다.

서류 더미에 파묻힌 직장인, 소방 장비를 쏟은 소방관, 그리고 전공 서적에 둘러싸인 대학생까지 다양합니다.

"우린 돈은 없고 할 일만 산더미"라는 걸 보여주는 건데, 홍콩 매체들은 이를 두고 중국 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앵커]

중국 내 빈부 격차가 얼마나 심각하길래 이런 말들이 나오는 건가요?

[답변]

중국은 미국에 이은 세계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죠.

하지만 부의 불평등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 상위 1%가 전체 부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하위 25%는 1% 미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에선 자고 일어나면 부자가 생긴다는 말이 나올 정돕니다.

자산이 최소 천 만 위안, 우리돈 16억 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만 160만 명.

이들이 가진 자산을 모두 합하면 1천280조 원이 넘습니다.

그렇다면 중국 내 빈부 격차, 얼마나 더 벌어졌을까요?

소득의 불평등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단 건데, 중국은 2000년 이후 위험 수준인 0.4를 꾸준히 넘고 있습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도시와 농촌 간 소득 격차도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인당 GDP를 비교한 결과, 상하이와 베이징은 우리돈 6천만 원 정도인 반면 최하위인 간쑤성은 9백만 원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최대 6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앵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신년사에서도 농촌의 빈곤 탈출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가 도시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역별 격차 해소로 절대 빈곤 인구수가 줄어들곤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관련 정책이 오히려 금수저, 흙수저와 같은 계급을 더 견고하게 나누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중국 산시성의 한 산골 마을입니다.

70도 경사의 산비탈에 층층이 이어진 집들이 눈에 띄는데요.

명나라 때부터 있었던 주거 양식인 '동굴 집'입니다.

워낙 오래된 탓에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곳인데요.

최근 당국이 도시 아파트로 이주를 권했지만, 주민들은 고향에 남기로 했습니다.

생계 때문입니다.

[리 콩다이/68세/주민 : "저희 같은 노인들은 아파트에서 살지 못해요. 수당이 없으니까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아파트에서는 뭘 하려고 해도 모든 것이 불편하고 지내기 어려워요."]

마을 주민들은 정부가 일자리 제공 등 후속 대책 마련도 없이 이주 정책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앵커]

참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실제 농촌에서 도시로 터전을 옮긴, 이주민들의 삶은 어떻습니까?

[답변]

생활환경은 나아졌지만, 역시 일자리를 찾는 일이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돈을 번다고 하더라도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베이징에 사는 이 여성은 아픈 남편, 그리고 10살 손녀와 함께 살고 있는데요.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고물을 주워다 파는 데 한 달 수입이 1천5백 위안. 우리돈 24만 원 남짓입니다.

[왕 진/베이징으로 이주 : "처음 여기 월세가 300위안이었는데 지금은 700-800위안으로 올라서 감당이 안돼요. 매달 집세를 내면서 아이들 학비와 매일 식비까지 책임지는 것이 힘들어요."]

중국에서는 이처럼 월 소득 40만 원이 안 되는 절대 빈곤층이 3천 만 명에 이르는데요.

이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황 진/쓰촨 아카데미 교수 : "빈곤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다시 가난해 지는 것을 막는 것은 몹시 힘든 일입니다. 이 점과 관련하여 거시 경제 정책, 개인 및 산업 개발 그리고 지속가능한 산업 발전은 매우 중요합니다. 결과적으로 사회 보장과 교육, 의료 서비스, 직장 상해 및 실업보험 같은 제도를 가난에서 벗어난 사람들에게 맞춰 설립해야 합니다."]

시진핑 주석은 2년 뒤인 2020년까지 국민 모두가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샤오캉 사회(小康社會)'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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