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도정 집중하고싶다"..10시간 조사 귀가

이병희 2018. 10. 29.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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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이병희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9일 오후 10시25분께 경기 성남분당경찰서에서 ‘친형 강제입원’, ‘여배우스캔들’ 등 각종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0.29. heee9405@naver.com


【성남=뉴시스】이병희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친형 강제입원’, ‘여배우 스캔들’ 등 각종 의혹 사건으로 29일 10시간 넘게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지사는 경찰에 출석한 지 10시간20여 분 만인 이날 오후 8시25분께 경찰서 현관을 나오면서 “이제는 경찰의 판단, 검찰의 판단에 남겨두고 도정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말씀드렸던 것처럼 도 지사의 한 시간은 1300만 시간의 가치가 있고 일분일초가 급한데 오늘의 이 조사로 더는 이 일들이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정치적 이유로 없는 사실들을 만들어서 공격하고 도정에 방해가 되게 하는 일은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소외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있는 사실대로 충실하게 잘 설명했다”며 “고발사건이 15건이라고 하는데 실제 내용이 있는 것은 6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의 다 객관적으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조사는 간단하게 끝났고 다만 강제입원 주장과 관련해서는 과연 적법한 공무집행이냐 아니면 절차상이나 판단의 문제가 있느냐에 대한 법리 논쟁이 상당히 오래 갔다”고 했다.

또 “형님에 관한 강제 입원은 형수님께서 하신거로 세상이 다 아는 것이고 그 이전에 정신질환자에 대한 강제 진단 절차, 정신질환으로 사람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의심되는 자에 과연 해당될 수 있느냐가 주된 논쟁이었다”고 말했다.

조사가 오래 걸린 이유에 대해서는 “법리 논쟁 때문에 확인하는데 거의 2시간 가까이 된 것 같다”며 “진술한 내용이 맞느냐 안 맞느냐 사소한 판단들 표현들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가장 논쟁이었던 사안은 ‘친형 강제입원’ 의혹이라고 답했다.

이 지사는 “정신질환으로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지르고 하다못해 도로에 인도에 돌진하는 사건들이 많지 않나. 제 형님도 사실 그 일이 있은 다음에 평택에서 자살하겠다고 대형 트럭으로 돌진해서 중상을 입었고 상대 트럭도 상당한 피해를 입은 일이 있다”며 “성남시가 원래 계획했던대로 진단보호 절차를 진행했더라면 다 막을 수 있는 사건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2년 당시 형님께서 과연 정신질환을 타인을 해할 위험이 있다고 의심할 사유가 있었느냐라는 게 논쟁거리였다. 형님은 이미 2002년에 정신과 치료를 실제 받았고, 2007년에 조울증이 있었다고 형님 스스로도 인정하시고, 2012년에 정신질환이 있어서 조울증 망상이 있다는 것도 전문의가 다 평가 의견을 냈다"며 "그 외의 수백 건의 폭력행위 이런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 당시에 정신질환으로 자기 또는 타인을 해할 위험이 있다고 할 뿐만 아니라 위험이 있다고 의심할만한 사정은 누구나 인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 사건에 대해서 이미 몇 차례 경찰이나 검찰의 스크린이 있었는데도 이제와서 강압적인 수사를 통해서 참고인 진술을 왜곡하고, 있는 사실은 빼고 없는 사실을 과장해서 압수수색까지 그런 일들이 벌어진 것 같은데 오늘의 조사로 이런 문제들이 종결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2분께 성남분당경찰서에 도착해 "행정을 하는 데 있어서 권한을 사적인 용도로 남용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의 차량은 그가 경찰에 출석하기로 했던 이날 오전 10시를 5분 정도 앞두고 분당경찰서에 도착했지만 경찰서 앞 집회로 인해 진입이 막혔다.

이 지사는 경찰서 앞에서 내려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인사한 뒤 경찰서 현관 앞 포토라인까지 30여 m를 홀로 걸어 들어갔다.

검은색 양복에 남색 넥타이, 코트 차림으로 들어선 이 지사는 "지사의 한 시간은 13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이 귀한 시간에 도청을 비우게 돼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법과 원칙에 어긋나는 행정을 한 일이 없기 때문에 사필귀정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건의 관심보다는 우리 삶을, 나라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관심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며 "경기도가 추진하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여기에 관심 좀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 지사는 경찰서에 들어온 지 5시간30분이 지난 이날 오후 3시30분께 늦은 점심 식사를 위해 조사실에서 나와 취재진에게 “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이 지사는 바른미래당 성남적폐진상조사특위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바른미래당 성남적폐진상조사특위는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6월 10일 ▲ 방송토론 등에서 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한 의혹과 김부선 씨 관련 의혹을 부인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 성남시장 권한을 남용해 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한 직권남용죄 ▲ 자신이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 여러 기업이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 원 이상을 지불하게 한 특가법상 뇌물죄(또는 제3자 뇌물죄) 등으로 이 지사를 고발했다.

자유한국당도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 사실 공표'로 이 지사를 고발했다. 경찰은 한 시민이 '일베 가입 및 검사사칭 허위사실공표' 등으로 고발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조사하고 있다.

이 지사의 경찰 조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분당경찰서 앞은 이날 오전 8시께부터 이 지사의 지지단체와 보수단체 '애국시민연합' 회원들이 찬반 집회를 열었다. 지지단체 회원은 350여 명, 보수단체는 30여 명이 몰렸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6개 중대 500여 명을 투입해 이들의 충돌을 막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 지사는 수사과정에서 일부 쟁점사안에 대해서는 진술서를 제출하면서 이것으로 대체하겠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형님 강제입원 관련 사안을 중점적으로 봤다”며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소환 및 송치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사를 마무리 할 예정”이라고 했다.

heee94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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