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필리핀 세부, 30만원대 패키지여행 해 보니

안민구 입력 2018.10.3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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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안민구]
세부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휴양도시다. 연중 온화한 날씨와 맛있는 먹을거리, 저렴한 물가로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지난해에만 한국인 관광객 약 40만 명이 찾았다.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비수기는 따로 없다. 성수기와 극성수기로만 구분된다. 올해는 평년보다 극성수기가 일찍 왔다. 필리핀의 또 다른 대표 휴향지인 보라카이섬이 환경 정화 작업을 하기 위해 6개월간(4월 26일~10월 26일) 폐쇄된 데 따른 영향이다. 올여름 국내 여행사들이 앞다퉈 세부 여행 상품을 내놓은 이유기도 하다. 상품은 자유 여행부터 패키지여행까지 종류가 다양했다. 가격 역시 천차만별이다. 지난 10월 8~12일 30만원 중반대인 비교적 저렴한 세부 패키지 상품을 구매해 3인 가족 여행을 직접 다녀왔다.
밤 비행기로 시작하는 3박 5일 패키지 여행은 밤 비행기로 떠나는 3박 5일 패키지다. 첫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후 10시55분에 출발해 막탄세부국제공항에 오전 2시30분에 도착했다. 현지 가이드를 만나 리조트에 도착하니 오전 4시가 넘었다. 숙소는 최근 세부 막탄섬에 지어진 솔레아 리조트. 라군(바다에 설치한 물놀이 시설)과 4개의 야외 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어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짧게 휴식한 뒤 본격적인 패키지여행이 시작된다. 둘째 날 일정은 스킨스쿠버 체험이다. 총 7개 팀이 함께했다. 두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과 연인·노부부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스킨스쿠버 체험은 간단했다. 이론 교육을 받은 뒤 작은 풀장에서 산소통에 달린 고무호스를 물고 숨을 참는 연습을 하는 정도다. 이마저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연습은 30분 정도면 끝난다. 잠수 연습이 끝나기 무섭게 가이드가 호객 행위를 벌인다. '1인당 100불(약 11만4000원)'을 외치며 인근 바다에서 제대로 된 잠수를 해 보라고 권한다.

물론 안 해도 된다. 다만 바다로 잠수하기 위해 떠난 사람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기자는 세 살배기 아이를 놓고 바다로 떠날 수 없었다. 결국 바다로 떠난 사람들을 1시간 동안 기다렸다. 지루한 대기 시간이 지나면 디스커버리 투어를 간다. 세부 시내에 위치한 재래시장과 과일 가게를 둘러보는 코스다. 이때 여행 기간 동안 먹을 망고와 망고스틴 등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망고 1KG에 50페소(약 1050원) 정도다. 디스커버리 투어가 끝나면 점심을 먹으러 간다. 과일과 망고 주스·치킨·꼬치 등 현지식으로 구성된 간단한 뷔페다. 이후 안마를 받으면 둘째 날 일정이 끝난다.
에메랄드빛 호핑 투어… 패키지 포기하면 각서 써야 셋째 날 일정은 호핑 투어다. 인근 바다로 나가 섬 주변을 돌며 스노클링·낚시·식사 등을 즐기는 코스다. 세부 막탄섬의 콘티키 부두를 출발한 배가 동쪽으로 20여 분간 달려 도착한 곳은 탈리마 마린 생추어리 포인트. 막탄섬을 마주 보며 뱀처럼 납작하고 길게 뻗은 올랑고섬의 북서쪽 바다다. 초록빛 나무가 무성한 섬 주변에 필리핀 전통 배인 방카 수십 대가 정박해 있다. 방카는 선체 좌우에 날개를 단 배를 일컫는다. 모양은 독특하지만, 꽤 안정적으로 보인다.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한 뒤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시원한 바닷물이 잔뜩 달아오른 체온을 식히고 피부를 뒤덮은 끈적한 땀을 말끔하게 씻어 준다.

바닷속 탐험을 마치고 낚시 체험에 나섰다. 지렁이를 매달아 바닷속 물고기를 잡는 줄낚시 방식이다. 방법은 간단하지만 일행 중 누구도 물고기를 잡지 못했다. 호핑 투어의 마지막은 플로팅 레스토랑에서 하는 식사다. 섬 주변 바다에 지은 식당에서 게·새우·오징어 등 싱싱한 해산물을 찌거나 튀긴 요리를 맛보는 시간이다. 한낮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해산물 요리는 꿀맛이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 현지 가이드는 가격표를 내밀며 제트스키·스노클링·바나나보트·워터스키 등을 권유하기 시작했다. 권유지만 안 할 경우 또다시 추가 상품 구매자들을 기다려야 한다. 막연한 기다림이 싫어, 오후 일정은 빠지기로 했다. 단 향후 모든 일정을 포기해야 했다. 각서도 써야 했다. 자발적으로 패키지여행 일정을 포기했으며, 추후에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대해 가이드의 책임이 없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각서에 대한 얘기에 잠시 주춤했지만 과감히 패키지여행 일정을 포기했다.

각서를 작성한 뒤에는 자유 여행이나 다름없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우선 리조트를 마음껏 즐겼다. 야외 수영장에서 놀며 음악을 듣고 맥주를 마셨다. 그제야 진짜 휴가를 온 듯했다.

인상적인 마젤란 십자가 패키지여행을 포기한 만큼 마지막 날은 가이드 없이 자유 여행을 했다. 세부에서의 즐거움은 바다에만 있지 않다. 막탄에서 30분간 달려 북쪽으로 다리를 건너면 세부시티가 나온다. 이곳에 세부 최고의 '핫'한 장소인 '타임스퀘어'가 있다. 세련된 레스토랑, 바와 한식당이 있다. 명소로 탑스 힐 전망대가 있다. 세부시티에서 구불거리는 산길을 따라 30~40분간 가야 하지만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다. 비행접시 우주선을 닮은 이채로운 석조 건물에 레스토랑과 커피숍, 기념품점이 있다. 전망대는 입장료로 1인당 100페소(약 2100원)를 받았다.

1521년 마젤란이 필리핀에 상륙해 처음으로 만든 십자가가 보관된 팔각정도 가 볼 만한 곳이다. 천장에 당시 세례 의식 장면이 그림으로 남아 있다. 이 십자가가 기적을 부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고급 주택가인 베벌리힐스에 노자를 모신 도교 사원이 있다.

마젤란 십자가와 함께 산 페드로 요새도 독특한 볼거리다. 스페인 군대가 이슬람 해적을 막기 위해 쌓은 것으로 미국 식민 시대에는 군대 막사로, 일본 통치하에서는 포로수용소로 쓰였다. 지금은 공원처럼 조성돼 있다. 산책하듯 거닐며 견고한 성벽과 포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필리핀(세부)=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

○ 여행 팁 ▲ 항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필리핀항공 등에서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4시간 30분 정도. ▲ 시차=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 기후= 비교적 일정한 편으로, 평균기온이 섭씨 27도로 열대기후를 보인다. 6~10월은 우기, 11~5월은 건기다. 우리나라의 겨울~봄에 해당하는 건기가 여행하기에 좋다. ▲ 통화= 화폐단위는 페소(PHP). 1페소는 약 21원. ▲ 공항 이용료= 막탄세부국제공항에서 국제선을 이용하려면 750페소(약 1만5900원)를 내야 한다. ▲ 주의 사항= 최근 면세품 구매 규정이 엄격해져서 조심해야 한다. 세부국제공항에 도착하면 수시로 짐을 검사한다. 필리핀은 면세 한도가 250불(약 28만5000원)이다. 그 이상 면세품 구입품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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