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교내 미술대회도 직접 심사한 아빠

이가영 2018. 10. 3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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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숙명여고 정문. [연합뉴스]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받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쌍둥이 딸이 참가한 교내 미술대회의 심사도 직접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회에서 쌍둥이 언니는 상을 받았다.

31일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서울특별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숙명여고 미술창작작품 공모전’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씨가 쌍둥이 딸이 참가한 교내 미술대회의 심사를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13일 숙명여고 재학생 중 신청자 대상으로 실시된 ‘미술창작작품 공모전’에서 쌍둥이 언니는 ‘특선(4등)’을 했고, 이 내용은 학교생활기록부의 비교과 교내대회 수상 실적으로 기록됐다.

당시 심사위원은 총 2명으로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이자 미술 교사인 A씨와 또 다른 미술 교사가 이름을 올렸다. 당시 미술대회 평가와 관련한 배점표나 어떤 기준에 따라 심사했는지를 확인할 만한 기록은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비교과 수상 경력은 대입 수시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사실상 교사가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용이 과장되거나 부모, 사교육의 개입이 있을 수밖에 없어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앞서 김 의원이 발표한 숙명여고 쌍둥이 교내대회 수상현황 자료에 따르면 쌍둥이 자매는 지난해 2학기 44개의 교내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언니(문과)는 1학년 2학기 영어독해와 작문, 한국지리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국어, 수학, 지구과학에서는 우수상을 받았다. 동생(이과)은 한국사, 운동과 건강생활, 가정과학에서 최우수상과 수학, 한국지리, 지구과학, 미술창작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불과 6개월 전인 1학년 1학기만 해도 언니는 미술창작, 동생은 운동과 건강생활에서 각각 우수상과 최우수상을 받는 데 그쳤다.

경찰은 쌍둥이 학생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복원한 결과 일부 시험문제의 정답만 따로 메모해둔 사실을 확인했다. 학생들은 “공부를 하려고 검색용으로 저장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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