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은혜 "강사법 예산 마련까지 책임..시행 번복 없다"

이연희 입력 2018.10.3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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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법 연내 통과 유력..예산 확보 '뇌관'
대학들, 강사 대량해고·대형강의 확대 검토
강사들 "강사법 무력화 시도 중단" 요구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한국비정규직교수노동조합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비정규직 교수 처우 개선 집회를 갖고 있다. 2017.06.09. scchoo@newsis.com

【세종=뉴시스】 이연희 구무서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내년 1월1일 강사법(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법 통과와 예산 확보 등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유 부총리는 31일 기자간담회에서 "강사법 개정안 통과와 예산까지 마련하는 것이 교육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회에서도 예산 (반영)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합의된 법안대로 할 수 있게, 번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9월 대학과 강사가 합의한 처우개선안이 도출된 후 법 개정이 추진중인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만한 재정문제를 놓고 대학들과 강사들 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강사법은 지난 2011년 대학 시간강사의 낮은 지위와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제정됐다. 그러나 대학의 인건비 부담이 높아지는 만큼 대량해고 우려가 제기되면서 대학과 강사 모두 반대해 7년간 총 네 차례나 시행 유예됐다.

올해는 교육부와 국회 공동 노력으로 대학과 강사 대표, 전문가들로 꾸려진 협의체가 논의한 결과, 지난 9월 가까스로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 합의안에 따르면 대학 시간강사에게 법적 교원 지위를 부여하며, 임용 기간을 1년 이상 보장하고, 재임용 심사를 통해 강사직을 3년간 유지할 수 있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 합의안을 바탕으로 강사법 개정안들 대표발의했으며, 이변이 없는 한 연내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당장 처우개선을 위한 임금과 퇴직금, 방학중 임금을 지급하려면 대학들이 인건비를 추가로 들여야 한다.

국립대는 정부가 예산을 편성하면 되지만 기획재정부는 사립대 인건비를 국가가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교육부가 강사법 시행에 대비해 내년도 사립대 강사 처우개선비 명목으로 600억원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반려된 전적이 있다.

합의안에 따라 법안에도 방학 중 강사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으나 예산규모나 배분방식이 미정이다.

정부는 퇴직금과 방학중 임금 등 강사 처우 개선을 위해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 명목으로 최소 700억부터 최대 34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우선 국회에서 예산항목을 명시한 강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예산당국과 논의하거나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확보할 계획이지만, 반영되지 않으면 사립대는 모든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실제 이를 이유로 최근 강사 대량해고나 대형강의 늘리기, 졸업이수학점 축소 등 검토하는 대학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강사법 시행이 유예될 때마다 나온 '수업 질 저하' 우려가 다시 되풀이 되는 것이다.

중앙대는 강사 수를 1200명에서 500명으로 절반 이상 줄이고 전임교수가 맡는 수업을 늘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대학들이 재정난을 겪는 만큼 강사법이 시행되면 정해진 예산 안에서 활용하기 위해 강사를 줄이려는 논의는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대인 서울과기대는 강사 550명 중 400명이 해고될 위기다. 이 대학 관계자는 "국립대 평균보다 강사 수가 30% 많아 전체적으로 강사를 줄이고 전임교원을 확보하려 한다"며 "국립대는 교육부 예산을 받아 강사 인건비를 주기 때문에, 현재 예산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 쓸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총장들도 국정감사에서 재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강사법이 시행된다면 현장에서 여러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재정지원을 요구했다.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회장은 지난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등록금 10년 동결 인하돼 왔고, 전문대는 항상 실험실습이 뒤따르는 고비용 체제다"라며 "인건비 비중이 40%에서 60%로 늘어난 상태인데 강사법 시행으로 재정 부담을 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장호성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도 "우리 학교(단국대)만 해도 강사가 1000명이고, 4대 보험과 학교시설 사용, 퇴직금 등 추산해보니 50억원의 추가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국립대 역시 강사를 공무원에 준하는 처우를 맞춰주느라 같은 어려움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은 전체 대학이 강사법을 시행하면 총 3000억~5000억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비를 조금씩 늘리거나, 강사법을 '처우개선법' 정도로 합의안을 다시 수정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시간강사와 대학원생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비정규교수노조)와 전국강사노조, 전국대학원생노조는 31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사법 합의한 무력화 시도를 규탄하고 강사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와 시행을 촉구했다.

임순광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은 "11월 법 통과, 12월까지 예산이 확보돼야 강사 대량해고 사태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분명한 일정과 정부 차원의 경고가 필요하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또 유야무야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이찬열 교육위원장은 국정감사 과정에서 "강사법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 차원에서 필요한 일이다. 어느 대학이 이 문제에 적극 반대하거나 결정된 사항을 번복하려 하는지 확실히 보겠다"고 대학들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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