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핵공갈" vs "생떼"..리선권 발언 놓고 뒤늦게 여의도 충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지난 남북정상회담 당시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 갑니까’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정부의 책임 인정과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리선권 발언 문제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을 두고 “생떼를 부리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남북문제에 전부 집중하고 올인해 평양냉면 굴욕 사태라고 해도 될 만큼 겁박을 듣게 하고 이게 과연 정상적인가”라며 “경제인들을 모시고 가서 그 정도 모욕적인 언사를 듣게 했으면 청와대가 반드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총수들이 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에게, 냉면 한 그릇 먹으려고 반강제로 끌려간 사람들 앞에서 대한민국이 우스워졌다”며 “무례와 천박함이 북한의 본모습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명색이 글로벌 기업 총수들에게, (총수들이) 가고 싶어 (북한에) 갔나. 반강제로 데려갔으며 이런 모멸은 당하지 않도록 정부가 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존심을 못 지키면 국가가 아니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리선권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보다보다 험한 꼴을 다 본다”며 “아무리 미운자식이라도 밖에 나가 얻어맞으면 역성들어주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 아닌가? 그런데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항의는커녕 남북 간에 속도를 내자는 뜻이라고 변명까지 해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 하나만 해도 북한 1년 예산(7조)의 일곱 배 수익을 내는 기업이다. 우리 알토란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무뢰배 같은 작자들에게 희롱당할 이유가 있을까”라며 “국민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하면 국가라고 할 수 없다. 통일부장관은 이 사태에 대해 북측에 엄중히 항의하고 사과를 받아내지 못하면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지난달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남북관계는 살얼음을 걷는 단계다. 언제 무슨 일로 깨질지 알 수 없다. 조심 또 조심해도 모자랄 판에 리선권은 그야말로 폭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무례한 발언 한두 번이 아니다”며 “지난 10.4선언 행사 때 “남북관계 파행의 책임은 반통일세력에게 있다”며 한국 정치에 개입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특히 대화 파트너인 조명균 장관이 3분 늦었다고 “관념이 없으면 시계도 주인 닮아서 저렇게 고장”이라며 듣기에도 민망한 발언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투자해 달라고 싹싹 빌어도 북한 같은 폐쇄국가에 투자할 리가 만무한데 무슨 배짱으로 이러는지... 핵공갈인가”라고 북측와 우리 정부 모두를 겨냥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리선권의 ‘언어폭력’에 우리 정부 대처, 한심 그 자체”라고 운을 뗀 뒤 “‘리선권이 평소 농담을 즐기는 사람이다’라며 요샛말로 쉴드를 친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의가 아니라 청와대의 뜻을 따라 동행한 우리 대기업대표들이 그런 수모를 당했다면 ‘청와대 책임’”이라며 “북한에 리선권을 갈든지 사죄를 하든지 그 조치를 당연히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손님한테 ‘밥이 목구녕으로 넘어가냐?’고 하면 누구나 그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설 것”이라며 “어디 얻어먹을 데가 없어서 그런 막말을 듣고 꾸역꾸역 밥을 먹습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전 전 의원은 “무엇보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은 ‘자존감’ 내지 ‘자주성’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우리 정부 태도”라며 “‘북한과는 특수관계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궤변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대북대처를 보니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이어 “매우 은밀하고 긴밀한 그러나 드러낼 수 없는 무엇이 있는 관계-우리가 그런 관계를 ‘특수관계’라고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특별한 관계’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로 그 점을 은근슬쩍 드러낸 것이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정무적 판단해야 할 점까지 일일이 트집...생떼”
더불어민주당은 31일 리선권 발언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을 두고 “생떼를 부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의 몽니가 끝이 없고, 생떼 부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탈북민 기자의 남북고위급 회담 취재 배제와 남북연락사무소 공사 비용을 해임건의 이유로 제시한 데 대해 "해임건의 사유가 가관"이라고말했다.
박경미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세계의 시선이 쏠려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다른 누구도 아닌 대한민국의 제1야당이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제1야당이 정부의 정무적 판단에 맡겨야 할 사소한 점까지 일일이 트집을 잡아 중차대한 시기에 기껏 한다는 것이 통일부 장관 끌어내리기라니 통탄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앞서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19일 평양공동선언 발표 직후 평양 옥류관 오찬 행사 당시 리선권 위원장이 난데없이 대기업 총수들이 모여 냉면을 먹는 자리에서 정색하고 ‘아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했다. (이 내용을) 보고 받았느냐”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물었다.
조 장관은 이에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리 위원장이) 불쑥 온 건 아니고 그 자리에 있었다”며 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북측에서 남북관계에 전체적으로 속도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사진=뉴시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살 한국 여성이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에 올랐다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선우은숙·유영재 초고속 혼인신고 이유?…재혼 전까지 양다리 의혹 “속옷까지 챙겨주던 사실
- 속옷조차 가리기 어렵다… 美여자 육상팀 의상 논란
- 나체로 발견된 피투성이 20대 여성…범인은 9년 전에도 성범죄, 전자발찌 부착은 피해
- 국밥집서 계속 힐끗거리던 女손님, 자리서 ‘벌떡’…무슨 일이
- 여친 성폭행 막던 남친 ‘11살 지능’ 영구장애…가해男 “징역 50년 과해”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