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청년몰'엔 이것 있다!

2018. 11. 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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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내 빈 공간을 활용해 청년들에게 창업 공간을 지원하는 ‘청년몰’. 청년 실업을 해결하는 동시에 젊은층 유입으로 전통시장의 활기를 도모하는 사업입니다. 청년 창업가에게 값싼 임대료를 제공해 창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에도 목적이 있죠.

청년몰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조에 근거해 정부 지원으로 이뤄집니다. 먼저 전통시장 및 상점가 내 빈 점포 등으로 방치된 일정구역에 만 39세 이하의 청년들이 입점해 청년 점포를 구성하고, 고객들을 위한 휴게 및 커뮤니티 공간 등을 갖춰 조성합니다.

전주 남문시장 청년몰 안내도.

정부는 청년몰 조성사업에 2016년부터 3년간 5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 전국에 많은 청년몰이 탄생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주 남문시장, 부산 국제시장 청년몰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밖에 강화, 군산, 원주 등 중소도시에도 청년몰이 형성돼 있습니다.

최근 SBS의 모 프로그램에서 인천과 대전에 있는 청년몰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한 바 있습니다. 이후 손님이 많아지면서 인근 상권회복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중 가장 큰 반향을 일으켰고, 또 현재까지 사람들로 북적이는 인천 신포시장 청년몰로 향했습니다.

인천 신포국제시장 청년몰은 신포시장 한 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눈꽃마을’로도 불리는 신포국제시장 청년몰은 2017년 ‘전통시장 청년몰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시작됐습니다.

눈꽃마을로도 불리는 인천 신포국제시장 청년몰 광장.

창업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강한 청년들을 모집했고, 중소벤처기업부와 인천광역시 중구청의 지원을 받아 약 6개월간의 조성기간을 거쳐 신포동 21-1번지 일대에 조성됐습니다. 청년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먹거리뿐 아니라 의류와 공방, 카페 등 톡톡튀는 개성과 열정으로 현재 총 20여 명이 입주해 잇습니다.

일요일 12시쯤 찾았던 신포국제시장 청년몰. 방송이 끝난지 2~3개월 가량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이곳에 오면 꼭 먹어야 한다는 ‘텐동(튀김덮밥)’. 12시 기준에 이미 오후 4시까지 예약으로 꽉 찼습니다. 텐동 외에도 타코야끼도 30분 이상 기다려야 했고, 다른 메뉴들도 적게는 5분부터 많게는 15분까지 대기했습니다.

텐동을 먹고 있는 모습.

텐동을 먹기 위해 오전에 집을 나왔다는 김정훈 씨는 “아침 10시부터 2시간을 기다린 끝에 실물을 영접했다”며 “백종원 씨가 왜 극찬을 했는지 알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청년들이라 그런지 더 씩씩하고 손님 응대도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자태를 뽐내는 텐동.

일단 밥부터 먹기 위해 점심 메뉴를 골랐습니다. 신포국제시장 청년몰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주먹밥과 레고 모양의 푸드 트레일러에서 판매하는 퀘사디아를 선택했습니다. 성인 남성이 하나만 먹어도 배부를 것 같은 주먹밥은 2500원. 꽤 비싼 메뉴 중 하나인 퀘사디아는 4500원부터 6000원까지 착한 가격으로 형성돼 있었습니다.

푸드트레일러마다 개성이 넘칩니다.

질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계란프라이와 치즈, 스팸으로 중무장한 주먹밥은 눈으로만 봐도 배불렀으며 수제버거의 경우에는 오전에 이미 완판됐습니다. 결국 친구와 함께 주먹밥 2개와 퀘사디아를 주문했습니다.

저와 함께 같은 메뉴를 주문한 고등학생 이예슬 양은 “집 근처 시장이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고등학생 지갑을 생각하면 가격대도 괜찮고 인근 동인천과도 가까워 종종 점심을 먹곤 한다고 전했습니다.

퀘사디아와 콜라, 주먹밥(만스김밥).

광장 파라솔에 앉아 밥을 먹으면서, 주변을 살펴봤습니다. 단순히 푸드트레일러뿐만 아니라, 인근 상권도 활기를 찾은 모습입니다. 단순히 밥을 먹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온 김에 장도 보고 물건도 사면서 시장 경제가 살아나고 있었습니다.

신포국제시장 청년몰 옆에서 장사하는 상인은 “처음에는 없는 손님마저 가져갈까 걱정했던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청년몰을 찾는 사람들 덕분에 식당 매출도 올랐다는데요. “방송 이후 사람들이 급격하게 청년몰을 찾으면서 전년 대비 20% 이상 오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푸드트레일러 앞에 긴 줄이 놓여 있습니다.

점심시간이 지나 다소 한가해질 수 있는 시간인 오후였지만 청년몰은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져 파라솔에는 자리가 있었지만, 실내에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마련된 눈꽃마을 쉼터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뜨거운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신포국제시장 지원센터가 집계한 9월 통계에 따르면, 최근 청년몰을 찾는 방문객이 20배 이상 급증했다고 합니다. 지난 7월, 방송 이전만 하더라도 하루 평균 100여 명, 평균 매출 10만 원 정도였지만, 10월에는 하루 평균 2000여 명으로, 20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일부 청년상인은 일매출 100만 원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신포국제시장 관계자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청년몰의 유동인구가 증가해 그동안 침체돼 있던 지역경제가 활기를 띄고 있으며 청년몰 인근 상점들도 자연스럽게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습니다. 

신포국제시장 청년몰 가게 ‘온센’의 인스타그램. 주인장이 직접 댓글을 달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출처=온센 인스타그램)

마케팅 측면에서도 신포국제시장 청년몰은 청년 창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젊은층이 이용하는 SNS를 통해 소개되며 신포동 일대의 낙후된 이미지가 긍정적 이미지로 변하고 있고, 청년몰의 파급효과가 지역 상인들까지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신포국제시장 청년 상인들은 이곳을 단순히 정부 지원을 받는 곳이라고 인식하지 않고 ‘내 직장’, ‘내 점포’처럼 생각했습니다. 이런 청년 상인들의 마음가짐은 방송에서도 잘 드러났었습니다. 백종원 씨의 솔루션만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판매할 음식을 밤 늦게까지 생각했습니다. 현재 이들이 판매하고 있는 것들 중 일부는 청년 상인 스스로 생각한 음식들입니다.

SNS를 통한 마케팅. 신포시장 청년몰 온센의 인스타그램.(출처=온센 인스타그램)

마케팅과 청년 상인들의 역량, 그리고 창업을 대하는 태도. 앞으로 청년몰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 3가지입니다.   

청년몰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3년을 맞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청년몰 활성화를 위한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전국 단위 청년상인 네트워크를 만들고 컨설팅 인력을 활용해 기술, 영업 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과거 인천 대표시장으로 명성을 떨쳤던 신포국제시장이 청년몰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처럼 전국의 모든 청년몰이 전통시장과 상생해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책기자단|최종욱cjw0107@naver.com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이런 사회를 꿈꾸는 대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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